[에듀플러스]〈칼럼〉의대 모집정원 확대, 향후 이공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Photo Image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

의대 모집정원이 2000명으로 증가한다고 발표됐다. 이공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의대 모집정원이 증가한 부분만큼 기존 이공계 학생이 의대 쪽으로 빠져나갈 경우, 이공계 입시에 합격점수 하락 등 변화가 불가피하다. 반대로 의대 모집정원 확대에도 불구하고 의대 쪽으로 빠져나가는 인원이 적을 경우, 의대 입시 결과에도 상당한 영향이 불가피하다.

2000명 의대 모집정원 증가 규모는 2025학년도 기준으로 서울대 이공계열 전체선발인원 1775명보다 큰 규모다. 카이스트, 지스트 등 4개 과학기술원 선발인원 1500명보다 많다. 서·연·고 이공계 전체 선발인원 4882명의 거의 절반 수준이다. 서·연·고 이공계 학과, 과기원 특수대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모다. 의대 전체 선발인원이 기존 3058명에서 5058명으로 늘어나 입시 사상 최초로 서·연·고 이공계 선발인원을 넘어갔다. 서·연·고 이공계 선발인원 4882명과 과기원 1500명을 합산한 6382명에 근접한 수치이다.

의대, 치대, 한의대, 수의대, 약대 전체인원도 현재 6659명에서 8659명으로 늘어난다. 의약학계열 8659명, 서·연·고 이공계 4882명, 과학기술원 1500명을 모두 합할 경우 총 1만 5041명이다. 지난해 수능 응시생 중 과탐기준으로 이과학생 인원 추정은 대략 21만 3628명이다. 전체 이과학생 7.0%에 해당하는 규모가 의약학계열, 서연고 이공계, 과기원 특수대 모집정원이 된다.

1만 5041명 중 지원 경쟁률 3:1만 감안할 경우, 지원자가 4만 5000명에 이른다. 이과 수능 응시생 대비 21.1%가 이들 대학에 지원하는 셈이다. 10명 중 2명이 이들 대학실제 지원까지 이어질 수 있는 규모고, 경쟁률에 따라 더 많은 인원이 몰릴 수 있다. 최상위권 대학뿐만 아니라 중위권, 중하위권 일반학과에도 영향력이 불가피하다.

Photo Image

2023년 대학별 공시자료에 의하면 서·연·고 이공계 학과 중도 탈락 인원은 1388명이다. 서·연·고 이공계 학생 중 상당 부분이 의대 등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의대 모집정원이 3058명일 때 1388명이 빠져나갔으니 의대 모집정원이 5058명이 될 경우, 서연고 이공계 중도 탈락 인원이 얼마만큼 빠져나갈지 관심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한국과학기술원 등 4개 과학기술원에서 2023년 공시 때 268명이 중도 탈락했고, 포항공대, 한국에너지공과대에서 43명이 빠져나가 이공계 특수대에서만 311명이 빠져나갔다. 의대 모집정원이 2000명 확대돼 추가적으로 얼마만큼이 빠져나갈지도 관심이다.

2023년 공시기준으로 과고, 영재학교 재학생 중 중도 탈락 인원은 75명이 발생했다. 과고 영재학교도 최근 5년 사이 가장 적게는 68명, 많게는 87명이 1년에 학교를 그만두고 있다. 과고, 영재학교에서는 의대 진학이 사실상 차단된 상황이다. 의대 모집정원이 확대되고 의대 선호 현상이 커질 경우, 현재 재학 중인 과고, 영재학교 학생들이 학교를 그만두고서라도 의대 진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물론 내년부터는 신입생의 경우, 의대를 진학할 목표가 있는 학생은 과고, 영재학교 진학도 포기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고, 영재학교 수준이 현재 학력수준을 유지할 지에 대해서도 면밀히 체크봐야 한다.

의대, 치대, 한의대, 수의대, 약대에서도 2023년 공시기준으로 587명이 중도탈락했다. 의대에서 다시 상위권 의대로 이동, 치대, 한의대, 수의대, 약대에서 의대로 이동 등의 연쇄적 이동이 커질 수 있다. 이럴 경우, 의대, 치대, 한의대, 수의대, 약대에 빈 자리를 다시 기존 이공계 학생들이 이동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공계 학생들의 연쇄적 이동은 상당히 다양한 부문에서 발생할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 sungho7204@naver.com

◆임성호 대표=27년간 입시를 분석한 입시 전문가. 종로학력평가연구소와 하늘교육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EBS학교정책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