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혁신 이노비즈]에이아이비즈, AI로 반도체 공정진단·불량 추적 '척척'

에이아이비즈가 인공지능(AI) 기반 공정진단 플랫폼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현장에 적용해 수율 향상을 이끌었다. 이차전지, 태양광 첨단 제조현장으로 확장은 물론 국내 반도체 장비 기업과 온디바이스AI 방식 사업을 추진해 제조 공정 혁신을 도모한다.

2020년 설립한 에이아이비즈는 제조 공정진단 AI 플랫폼 '더치보이'를 개발했다. 최근 제조와 연구개발(R&D) 등 산업 현장에 AI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AI는 생산 완료된 제품의 정상·불량 여부를 검수하는 머신비전과 장비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고장 피해를 최소화하는 예지보전 등에 머물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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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아이아이비즈의 제조 공정진단 AI 플랫폼 '더치보이' 개념도(사진=에이아이비즈)

제품 생산 과정에서 불량이 발생했을 경우, 그 원인을 찾는 공정진단 분야는 AI 활용이 미비한 것이 현실이다. 장비가 많다 보니 학습해야 할 데이터가 너무 방대하고, 변수 역시 다양하기 때문이다. 양산 공정에 이르지 못하고 기술검증(PoC) 단계에서 실패한 공정진단 AI 비율이 80%를 넘는다.

그러나 에이아이비즈는 더치보이로 수천대의 장비와 센서가 모여 하나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불량을 예측하고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라벨링 없이 데이터를 자동으로 정제하는 알고리즘을 구현한 덕분이다.

하승재 에이아이비즈 대표는 “반도체 제조현장은 0.1초마다 300개가 넘는 데이터가 생성돼 AI 학습을 위한 기초 작업인 라벨링조차 쉽지 않다”면서 “에이아이비즈는 원천 데이터 중 정상적으로 제조한 데이터만 자동으로 분류해 이상 탐지가 보다 수월하다”고 소개했다.

에이아이비즈 경쟁력은 현장 중심 정보 분석으로 AI가 인과관계를 설명한다는 점이다. 원천 데이터에서 정상 데이터만 자동으로 추출하는 ADTW(Advanced Dynamic Time Wrapping)와 온도·압력·전류·전압 등 센서 간 상관관계 정보를 전달하는 GNN(Graph Neural Network), 부품 교체 후 장비 간 오차를 줄여 성능을 동일하게 발휘하는 TTTM(Tool To Tool Matching) 등이 핵심기술이다. 이를 통해 '생산 제품 이상 탐지→불량 원인 추적→불량 해결'이라는 AI 기반 공정진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에이아이비즈는 지난 2022년 9월 센서를 활용한 이상 데이터 검출 기술에 대해 NET신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하 대표는 “딥러닝 모델이 공정에서 제 기능을 하려면 단순 이상 알림뿐만 아니라 무엇이 원인인지 전달해야 하지만 방대한 데이터로 한계가 있었다”면서 “회사는 3년간 반도체 제조 공정 제품 수율 개선을 목표로 한 우물만 판 결과 신기술 인증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에이아이비즈는 공정진단 플랫폼을 지난 2021년 국내 파운드리 기업에서 현장 검증을 받았다. 증착·식각 공정 이상 탐지와 웨이퍼 수율 저하 요인을 분석하는데 AI 기술을 활용했다. 그 결과 기존에는 94.8%였던 공정 수율을 99.9%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더 중요한 것은 38일이 걸리던 불량 인지 기간을 AI 도입으로 1시간 만에 해결했다는 점이다. 제품 생산을 마치고 나서 엔지니어가 완성품을 확인하던 것을 이상 탐지 모니터링·불량 원인분석 솔루션으로 실시간 이상 유무 파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하 대표는 “기존에는 반도체 초기 공정에 불량이 발생해도 웨이퍼를 투입하고 반도체까지 약 30일이 지나서야 문제를 인지했다”면서 “AI모델로 실시간 불량을 검출하다 보니 불필요한 웨이퍼 제작비용 20억원 가까이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엔지니어가 불량품을 검수하는 단순 업무에 매달리지 않고 핵심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점도 공정진단 플랫폼 도입 효과 중 하나다.

파운드리 현장에서 성능을 인정받은 에이아이비즈는 현재 반도체 패키징, 이차전지, 태양광 모듈 제조기업과 공정진단 플랫폼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올해 내 반도체 장비 기업과 온디바이스AI 기반 사업 모델을 완성할 예정이다. 완제품 제조기업뿐만 아니라 반도체 장비 기업을 고객으로 삼아, 온디바이스AI 솔루션을 탑재해 장비를 출고하면 장비 이상 시 근본 원인을 실시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 대표는 “공장의 이상 감지·예측·통제(FDC) 서버에 장비의 AI를 연동하면 공정 데이터 전반을 통합할 수 있다”면서 “국내 반도체 장비사와 식각장비 성능 향상을 위해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에는 반도체 R&D 현장에서 필요한 AI 활용 소자 분석과 문서 자동생성 솔루션도 개발했다. 회사가 AI 기술에 강점을 가진 만큼 현장이 요구하는 솔루션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에이아이비즈 목표는 첨단 제조산업 공정진단 AI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다. 고객사를 지속 확보해 오는 2026년에 매출 200억원을 달성한 후 기술특례상장에 도전한다는 로드맵을 그렸다. 이를 위해 현재 특허 등록 8건·출원 24건을 보유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R&D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하 대표는 “어떤 제조산업이든 AI 공정진단 플랫폼으로 수율을 대폭 끌어올릴 자신이 있다”면서 “글로벌 제조·장비사와도 계약을 체결해 2026년 상장을 넘어 기업 가치 1조원인 유니콘 기업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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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재 에이아이비즈 대표

※ 하승재 에이아이비즈 대표 인터뷰

-창업 계기는

▲식품회사에서 30년 넘게 근무하면서 마지막 6년은 제조혁신팀장을 이끌었다. 실무를 경험하며 빅데이터 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경영 석사와 정보기술(IT)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어 한국표준협회 스마트공장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인공지능(AI) 솔루션 고도화 필요성을 체감했다. 자연스럽게 현장 지식 기반 AI 공정진단 플랫폼 개발로 이어졌다.

-회사 강점은

▲데이터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적지 않은 기업이 IT 기술을 활용한 공정진단에 도전하고 있지만 실제 구현까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품질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이를 토대로 불량 원인을 찾는 것은 또 다른 영역이다. 회사는 현장 전문 지식(도메인 날리지)을 보유한 만큼 공정 진단과 이상 시 원인을 파악하는 데 최적화했다. 국내 대표 반도체·이차전지 제조사와 장비사도 자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한 공정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노비즈 인증으로 얻은 도움이 있다면

▲이노비즈 인증을 통해 정부 지원사업에 참여할 때 가점을 받고 부담금을 줄일 수 있었다. 세제혜택 역시 큰 도움이다.

-사업상 어려운 점은

▲스타트업이다보니 투자유치 과정에서 대기업과 기술검증(PoC) 실적 등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힘들게 협업이 성사되면, 실제 현장 구축 사례가 있는지 질문을 받는다. 레퍼런스가 아직 부족한 신생기업으로서는 가능성이 아닌 기존 사업 성과로 투자를 이끌어 내야 하는 점이 어렵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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