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문콕, 이제 AI가 신속히 해결”…GIST, 물피도주 영상 축약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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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모델 구조와 결과 예시.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임기철)은 이용구 기계공학부 교수팀이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의 문을 열 때 주변 차량을 파손하는 이른바 '문콕'하고 도망간 차량을 인공지능(AI)으로 쉽게 판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2017년 6월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물피도주 사고의 처벌 범위와 강도가 강화됨에 따라 신고 건수도 크게 늘었다. 실제 경찰이 접수한 물피사고는 2016년 36만2384건에서 2020년 62만6609건으로 증가했다

물피도주 사고 발생 시 차량 내 블랙박스에 저장된 영상을 확인해 처리하지만 만약 영상이 저장되지 않았다면 주변의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가해자를 추적해야 한다. 이때 CCTV 특성상 방대한 분량의 영상 판독이 필요하며 담당 조사관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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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콕' 사고를 AI로 쉽게 판독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주차 문콕 사고는 고의성 입증 여부가 쉽지 않고 설령 고의성을 입증하더라도 최대 2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뿐이다. 사고 발생 시기를 찾기 어렵고 조사에 애로사항이 많아 현장 상황을 고려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특히 일선 현장에서 사용하는 동영상 축약 프로그램은 라이선스 비용이 약 1500만 원으로 매우 비싸다. 방범 목적으로 주로 개발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객체의 작은 흔들림을 감지하지 못하고 호환성 문제 등 물피도주 수사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교수팀은 AI 기술을 통해 전체 CCTV 영상에서 물피도주 발생 시점을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데이터셋 수집 비용과 사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 실제 차량이 아닌 무선조종 모형자동차(RC카)를 이용해 데이터셋을 수집했다. 직접 수집한 물피도주 영상 800건을 시간정보와 공간정보를 동시에 분석하는 3차원(3D) 합성곱 신경망(CNN)으로 AI 네트워크에 학습시켜 차량의 충돌 시점을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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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줄 왼쪽부터 이용구 GIST 기계공학부 교수, 이성재 박사. 뒷줄 왼쪽부터 황인우 LG전자 연구원, 박인호 기계공학부 석사과정생, 배재익 AI대학원 석박사통합과정생, 신건우 AI대학원 석사과정생, 길태형 AI대학원 석사, 차진훈 기계공학부 석사과정생, 김동현 기계공학부 석사과정생.

이번 연구 성과는 물피도주 사고가 의심되는 상황 전후로 해당 객체의 움직임과 어떠한 경로로 움직였는지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 기존 담당 조사관이 직접 영상 분석을 하는 것에 비해 업무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광범위하게 설치돼 있는 CCTV에 적용하면 범죄 예방 및 분석에 활용할 수 있어 지역 사회의 안전을 강화하고 범죄를 예방하는 데 효과가 크다.

이용구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고도화된 AI 기술로 방대한 CCTV 영상 분석의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의가 있다”며 “향후 상용화를 통해 빠르게 사고 상황을 파악하고 처리함으로써 사회적 신뢰와 안전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주도하고 황인우 연구원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위사업청, 과학치안진흥센터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연구 성과는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전산 설계 및 공학 저널(JCDE)' 온라인에 게재됐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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