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스마트폰 중심의 카메라 모듈 사업을 자동차와 로봇으로 확장한다. 로봇은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점 찍은 미래 성장 분야다. 삼성전기가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섰다.
삼성전기는 발열(히팅) 기능과 발수코팅을 강화한 전장용 카메라 모듈을 개발하고 올해 대량 생산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신형 카메라는 고속 히터를 적용, 렌즈에 낀 얼음을 1분내 녹일 수 있다. 또 기존 제품 대비 발수력이 6배 이상 길어져 내구성이 높아졌다.
자동차는 눈 오는 추운 날씨에도 운행돼야 하기 때문에 이에 적합한 전장용 카메라가 필수다. 특히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카메라가 자동차의 눈이 되기 때문에 미세 오류 없이 언제 어떤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삼성전기는 자동차에 필요한 핵심 기술들을 내재화했다면서 전장용 카메라 모듈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장 매출 비중은 전체 카메라 모듈 중 10% 정도로 오는 2025년에 24% 수준으로 2배 이상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카메라 모듈을 로봇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곽형찬 삼성전기 광학통신솔루션사업부 전장광학팀장(상무)은 지난 14일 열린 기술 설명회에서 “사족보행 로봇이나 인간형 휴머노이드에는 모두 '눈'이 필요하다”며 “로보틱스 사업으로 확대할 방침이며, 어떤 카메라가 필요한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의 로봇 부품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하는 등 그룹 차원의 신사업 육성과 발을 맞춘 행보로 풀이된다. 장덕현 사장은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기 핵심 기술을 전장과 로봇 등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로봇용 카메라 모듈은 정보기술(IT)과 전장용 제품 특성을 아우르는 기술이 필요하다. 로봇 특징에 따라 모바일 제품에 적합한 고화질 구현이나 소형화, 전장용 카메라에 특화된 원거리 센싱이나 내구성 강화 등의 기술력이 모두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는 2가지 제품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로봇용 카메라 모듈 개발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