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와 반사 편광판을 하나로'…파버나인, XR용 편광판 개발

파버나인코리아가 렌즈 기능을 합친 신개념 편광판을 개발했다. 유리 렌즈를 사용하지 않아도 돼 확장현실(XR) 기기에 적용되는 모듈의 무게와 두께를 줄이는 데 유용할 전망이다.

파버나인코리아는 와이어 그리드 편광판에 렌즈와 반사편광 기능을 동시에 구현한 XR 헤드셋용 '열성형 곡면 편광판'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와이어 그리드는 나노 패턴을 아주 얇은 금속에 입힌 소재다. 회사는 이 소재에 구면 열성형 작업을 해, 절반의 빛은 투과 편광이 되고 절반의 빛은 반사 편광이 되는 특수 편광판을 만들었다. 유리나 플라스틱을 소재로 사용하던 팬케이크 광학계의 렌즈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XR 기기는 디스플레이와 눈의 거리가 가까워야 하고, 광학모듈을 작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팬케이크 구조를 주로 사용한다. 빛을 여러 번 반사하는 방식으로 시야각을 유지하면서 초점거리와 두께를 줄이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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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버나인코리아의 구면 열성형 작업을 통해 렌즈 기능을 더한 필름형 반사 편광판 원리. 〈자료 파버나인코리아 제공〉

기존에는 유리나 플라스틱을 가공한 렌즈와 반사형 편광필름을 접합했다. 렌즈와 편광판이 여러 층으로 구성돼 두께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아울러 부품 가격과 조립 비용이 높고 제조공정도 복잡했다.

팬케이크 구조는 빛을 접기만 하는 게 아니라 편광을 이용하기 때문에 광 효율이 떨어진다. 이론적으로 최대 12.5%의 빛만 사용할 수 있다. 여러 층을 거칠수록 발생하는 빛 손실까지 고려하면 광 효율은 더 낮아진다.

이성중 파버나인코리아 대표는 “기존에는 무겁고 두꺼운 렌즈에 반사 편광필름을 붙여 사용했기 때문에 렌즈와 점착층, 편광필름을 거치면서 투과율이 낮아지고 빛 효율이 떨어졌다”면서 “렌즈와 편광, 두 가지 기능을 결합해 광학계 구성을 간소화했기 때문에 빛 손실을 줄여 투과율을 높이고 무게와 두께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버나인코리아는 나노종합기술원과 2022년 공동 개발한 300㎜(12인치) 실리콘 마스터 장비를 사용해 양산을 준비 중이다. 팬케이크용 열성형 곡면 편광판을 월 24만장 규모로 생산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와이어 그리드 편광판을 다른 광학 부품과 일체화해 공정 단순화, 투과율 향상, 경량화, 조립 비용 절감할 수 있도록 고객 회사들과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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