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자국 패널 탑재를 늘리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고객사가 줄어들고 특정 고객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허무열 옴디아 수석연구원은 14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옴디아 주최로 열린 '코리아 디스플레이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 중 삼성전자와 애플 비중이 85%에 달했다. 2019년 중국 비중이 40%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중국 업체에 대한 공급이 줄어든 결과다.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OLED의 경우 2021년부터 전량 애플에 공급 중이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 중국 내 점유율 하락이 원인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중국산 저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패널 업체들이 특정 고객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패널 제조사가 특정 고객에 의존하게 되면 사업 변화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중국 업체들로 공급선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국산 저가 플렉시블 패널이 많이 채택되면서 대체재인 리지드 OLED 패널 출하량은 계속 줄어들어왔다. 옴디아는 리지드OLED 출하량이 2021년 2억4500만대에서 지난해 1억1400만대로 50% 이상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리지드 OLED는 유리기판 위에 발광층을 증착한 패널이다. 구부러지지 않고 단단한 것이 특징이다. 플렉시블 OLED는 이와 반대로 폴리이미드 소재의 유연한 기판을 사용해 휘거나 접을 수 있다.
허 수석연구원은 올해 리지드 OLED가 중국 스마트폰 대신 삼성전자의 보급형 모델에 확대 적용되면서 출하량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A1 시리즈 모델인 A15에 처음으로 리지드 OLED를 적용될 계획이다. 내년에는 갤럭시 A시리즈 중 가장 저가 모델인 A0시리즈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허 수석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리지드 OLED는 중국에서 물량이 거의 없을 정도로 많이 빠졌다”면서도 “삼성전자 공급량이 늘어나서 올해는 리지드 OLED는 1억7000만대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