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 총장 리스크가 불러온 혼돈의 경북대…총장 선거 앞당길 수도

임기 7개월 남기고 비례대표 공천 신청에 구성원 분노
무비판적 정부 정책 밀어붙이기식 행보에 비판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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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4일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첨단 신산업으로 우뚝 솟는 대구'를 주제로 열린 열여섯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대가 총장 리스크로 내홍을 겪고 있다. 비례대표 공천 파장으로 홍원화 총장이 운신의 폭이 좁아지면서 6~7월 중으로 예정된 총장 선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20년 10월 취임한 홍원화 총장의 임기는 올해 10월까지로 아직 7개월여의 시간이 남아있다. 현재 경북대 정관에 따르면 총장 선거일은 총장추천위원회와 관할선관위가 협의해 임기만료일 전 120일부터 60일까지 기간 안에서 선거일을 정할 수 있다.

경북대 A 보직교수는 “총장 선거가 6~7월 정도로 예정돼 있고 현재까지 선거 운동을 시작한 후보들이 10명 내외 정도 된다”며 “경북대가 총장 리더십에 타격을 받은 만큼 규정이 허락되는 안에서 빠르게 총장 선거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교수회를 설득하려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학교 측은 총장의 자진 사퇴에는 선을 그었다. 총장 사퇴는 현재 교내 보직자의 물갈이를 의미하는데, 학내·외 주요 업무를 담당하는 보직자가 모두 빠지면 행정 마비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홍 총장이 자진 사퇴를 하지 않아도 레임덕은 불가피하다. 현재 경북대는 홍 총장의 임기 동안 대학 통합, 의대 정원 증원, 무전공 선발 확대, 글로컬대학 사업 등 처리해야 할 현안이 산적하다. 그러나 홍 총장이 국민의힘 비례대표에 공천 신청을 하면서 탄력을 받아야 할 정책 추진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됐다.

지난 6일 홍 총장이 국민의힘 비례대표에 공천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 구성원들은 충격에 빠졌다. 홍 총장은 “의대 증원 추진 진의가 왜곡됐다”면서도 “학내 구성원 여러분께 실망과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사과한다”며 후보자 신청을 철회했지만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홍 총장이 정부 정책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해 온 점도 학교 구성원의 반발을 샀다. 경북대 B관계자는 “취임 이후부터 독단적 결정에 내부 비판 여론이 많았다”면서 “크고 작은 내홍이 쌓여서 터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4일 경북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토론회에서 홍 총장은 “현재 의대 정원 110명에서 140명을 증원해 250명까지 신청하려고 한다”며 공개적으로 찬성 의견을 냈다. 의대 학장단은 “입학정원 증원이 독단적 추진”이라며 일괄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무전공 선발 방침 역시 “2025학년도 대입에서 정원의 25%를 무전공으로 선발하겠다”며 적극 정부 정책을 수용해 교수들의 반발을 샀다.

이밖에 홍 총장은 글로컬대학 사업을 추진하면서 금오공대와 무리하게 통합을 추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통합 추진 과정에서 단과대 학생들의 반발로 통합이 무산되면서 리더십에 한 차례 타격을 받았다.

작년 5월, 홍 총장이 2024년 수시모집 요강을 발표하면서 학칙 개정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시 이시활 대학평의원회 의장은 고등교육법 및 학칙을 위반했다며 국민권익위에 신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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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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