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중국과 디스플레이 기술격차가 좁혀지고 있지만 한국이 2027년 세계 1위를 탈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시장 전환과 선점을 통해서다.
최 사장은 이날 오전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정기총회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기업들도 액정표시장치(LCD) 한계를 깨닫고 OLED로 전환하고 있다”면서 “LCD 시장 매출 규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2027년에는 (1위를) 탈환할 수 있을 거라고 분명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2004년 일본을 제치고 17년간 디스플레이 세계 1위를 지켜왔다. 그러나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LCD를 육성한 중국에 2021년 1위 자리를 놓쳤다. 최주선 사장은 디스플레이 시장이 OLED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기술을 선도해온 국내 업계에 다시 기회가 올 것으로 봤다.
그는 “(한국 디스플레이업계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게임을 하고 있다”면서 “중국과 1년∼1년 반 정도 기술 격차는 존재하지만, (격차가) 좁혀지는 것도 사실로 여러 연구개발 부분에 있어 적중률(hit ratio)을 높여서 선택과 집중을 하고 좋은 인재를 더 확보해서 앞서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IT OLED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살려 우위를 지켜나가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올해 출시할 애플 아이패드 프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OLED 패널을 전량 공급한다. IT용 OLED 시장은 아이패드를 비롯해 태블릿과 노트북으로 OLED 적용이 확대되면서 디스플레이 산업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최 사장은 “디스플레이 패널 사이즈가 커지면서 IT OLED 기술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IT OLED 시장은) 경쟁사인 중국 회사들에 비해 저희가 게임을 하기에 유리한 추세가 계속 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IT용 OLED는 스마트폰 대비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계속 상승 추세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사장은 이날 열린 정기총회에서 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으로 취임했다. 취임사로 디스플레이 산업계와 학계, 정부 등 생태계 내 모든 플레이어의 유기적인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적극적 지원 속에 산·학·연이 힘을 모아 폴더블, 롤러블, 올레도스, 레도스, 투명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기술을 선점하고, 기술 자산과 산업 경쟁력을 지킬 수 있는 법적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