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피사체를 기록한 건 쉬운 작업이 아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찍으면 흐릿한 블러(Blur) 가 생긴다. 순간 포착을 위해 셔터속도를 높이면 빛이 부족해져 감도(ISO)를 올려야 하는데 노이즈가 더 많이 발생한다는 게 문제다.
사진 촬영 시 흐릿한 부분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 있다.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프로페시(Prophesee)는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디블러(Deblur) 기술을 지원하는 '메타비전 이미지 센서'를 개발했다.
메타비전 센서는 각 픽셀에 뉴런 역할을 하는 로직 코어를 내장했다. 이미지센서와 별도로 장착돼 노출 시간 동안 극도의 정밀도로 피사체 움직임을 캡처한다. 픽셀 단위, 마이크로초 단위의 정밀도로 기록한다.
기존 프레임 기반 이미지 센서는 장면의 역학 관계없이 정해진 초당 프레임에 따라 촬영한다. 예를 들어 스윙하는 골퍼 동영상에서 중요한 건 클럽의 스윙과 공의 움직임이지만 이미지 센서는 배경인 하늘, 나무, 잔디 등에 대한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수집한다. 배경은 또렷하지만 골퍼의 움직임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
반면에 프로페시가 개발한 메타비전 센서는 감지한 움직임에 따라 모든 픽셀이 독립적으로 활성화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는 장면의 변화를 감지해 뇌에 알리는 눈과 같다. 변하지 않는 부분 이미지를 재처리하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필요한 부분에 집중한다. 즉, 움직임을 더 섬세하게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메타비전 센서는 초당 1만 프레임의 카메라 모션 스톱 기능을 제공한다.
메타비전 센서는 이미지 센서의 프레임 기반 이미지 캡처와 동기화돼 블러를 제거한다. 프레임 사이 블러 부분을 마이크로초 단위로 찾아 복구한다.
프로페시는 지난해부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제조사 퀄컴과도 협업 중이다. 양사는 최근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에서 조만간 기술을 적용한 모바일 AP '스냅드래곤 8(3세대)' 탑재 스마트폰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