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만화앱 월간 사용자수 1위
800여 작품 이북재팬으로 유통
입학용병·약탈신부 등 인기몰이
망가 팬덤 기반 디지털 만화 성장
네이버웹툰(라인망가)이 일본 시장에서 지난해 연 거래액 10억엔을 달성한 '입학용병'을 비롯해 월 거래액 1억엔 웹툰을 줄줄이 내놓으면서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 수 기준으로 3년 만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픽코마)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모바일 데이터 조사기관인 데이터닷에이아이에 따르면 라인망가는 지난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일본 만화 앱 기준 월간 사용자수(MAU)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거래액도 1000억엔을 돌파했다. 지난해 라인디지털프론티어(라인망가와 이북재팬) 합산 거래액이 1000억엔을 넘었다.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는 2022년 4월 이북재팬을 인수한 바 있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라인망가 800여 작품이 이북재팬으로 동시 유통되면서 독자 접점이 확대됐다.
네이버웹툰은 한 국가의 인기 웹툰을 다른 국가로 확산하는 크로스보더 전략이 주효했다고 분석한다.
한국이 크로스보더 콘텐츠 허브로 역할한다. 한국 독자 검증을 거친 작품들이 현지 문화와 정서를 반영해 글로벌 9개 언어로 빠르게 전파된다. 입학용병의 경우,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끈지 1년 만에 라인망가에서 연재를 시작했다. 라인망가 연재 첫 해 7000만뷰였던 조회수는 3년 만에 4억뷰로 5배 이상 성장했다. 북미와 프랑스에서 인기몰이 중인 '약탈신부'는 지난해 7월 라인망가 론칭 두달 만에 월 거래액 1억엔을 넘겼다.
라인망가를 운영하는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에 따르면 2023년 라인망가의 거래액, 조회수 등을 합한 종합랭킹 10위 안에 7개가 한국에서 발굴한 크로스보더 콘텐츠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현지 웹툰의 첫 성공 사례도 나왔다. 지난 1월에는 일본 현지 웹툰 최초로 라인망가에서 월 1억2000엔을 벌어들인 작품이 나왔다. 라인망가는 일본 웹툰 제작사인 '스튜디오 넘버 나인'이 만든 '신혈의 구세주~ 0.00000001%를 맞혀 최강으로~(신혈의 구세주)'의 1월 한달 거래액도 1억2000엔을 돌파하며 일본 현지 웹툰 매출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일본은 강력한 망가 팬덤을 기반으로 최대 만화 내수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월 일본출판과학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일본 만화시장은 1조 5963억엔 규모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인 반면 디지털 만화의 경우 4830억엔으로 전년 대비 8% 성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 웹툰 제작 스튜디오는 2년 전 10여 개에서 현재 60여 개로 늘었다.
디지털 만화 시장이 고성장하는 가운데 라인망가 역시 일본 웹툰 작가 발굴을 가속화하고자 지난해 12월 '라인망가 웹툰 스튜디오'를 오픈했다. 향후 한국의 '도전만화'의 일본 버전인 '인디즈'와 함께 분업제 형태의 스튜디오를 통해 더 많은 일본 웹툰 발굴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