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2024 AI 전망…“진화하지 않으면 도태”

Photo Image
채기병 한국주니퍼네트웍스 지사장

지난해 많은 기업이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프로세스/제품에 대한 이해와 도입, 개선에 분주했다면 올해는 다윈의 '자연 선택' 이론처럼 기업과 산업이 '진화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해가 될 것이다. 거의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 거대한 변화 속에서 AI 자동화의 다음 단계가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의 경험적 지식을 대신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이라는 점은 이제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일자리는 이미 변화되거나, 사라지고 있다. 이것은 불편한 진실이 아니라 놀라운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네트워킹 분야에서 AI는 평범한 IT 엔지니어에게 강력한 힘을 부여할 것이다. AI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에 몇 시간씩 걸렸던 작업을 몇 분 내, 때로는 잠을 자는 순간에도 수행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이 온전히 구현되면 네트워킹은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다. 미래의 IT 담당자는 산더미처럼 쌓인 로그를 일일이 확인하고, 어떤 사용자의 와이파이 문제를 진단하는 대신 더 의미 있는 일에 시간을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기술 발전과 지속적인 경제 성장에 필수적이다. 연금술사, 전신기사, 엘리베이터 안내원, 파발꾼이 필요 없도록 세상이 진화한 것처럼 우리는 계속해서 새로운 방식의 혁신을 찾고, 그에 따라 새로운 역할과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우리가 맞이하게 될 AI 부문의 변화는 다음 몇가지로 정의할 수 있다.

GAI(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와 LLM(Large language model)은 더욱 지능적이고, 반응성이 뛰어난 IT 네트워크를 만들어 낼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면, 앞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자가 헬프데스크에 전화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줌(Zoom) 세션 작동 오류를 네트워크에 문의하면 네트워크가 알아서 문제를 진단 및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LLM은 더욱 사전 예방적이면서, 예측 가능한 IT 유지 관리 도구를 개발하는 데 활용돼 문제 발생 자체를 방지하도록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LLM은 회사 내 모든 부서의 생산성에 큰 영향을 미쳐 기업 역량 부문에서 최대 50%의 생산성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은 회사 전체의 모든 지식을 갖춘 LLM 양성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치 영화 '스타트랙'에서 서로의 생각, 경험, 기억, 지식을 공유하는 벌칸족처럼 직원이 회사 내 다른 직원의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벌칸족의 정신 융합(Vulcan Mind Meld)'을 구현하는 것이다. 이는 기업 운영 방식을 혁신해 직원들이 더 쉽고 빠르게 새로운 것을 배우고, 프로젝트에서 협업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이러한 LLM 기반 솔루션의 예는 이메일 작성, 프레젠테이션 작성, 코드 생성 등 작업 자동화과 데이터의 추세를 더욱 신속하게 파악 및 분석 그리고 고객 지원 혁신으로 인적 개입 간소와 동시에 효과적인 자동화 지원 제공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LLM은 갈수록 강력하고 정교해지면서, 데이터 소유권에 대한 더 큰 논쟁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오픈 소스 코드의 경우와 비슷하게 대기업이 소유하지 않은 데이터를 사용해 모델을 학습시키는 방식에 대한 논란은 계속 대두되고 있다. 이는 소수 대기업에 힘이 집중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데이터 라이선스 프레임워크의 도입이 필요하다. 이러한 프레임워크는 데이터 소유자가 데이터 사용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고, 사용자가 책임감 있고 윤리적인 방식으로 데이터에 액세스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아울러 실리콘의 발전으로 LLM 학습 비용은 2년마다 50% 감소해 기본적인 학습 관련 비용은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다. 이에 따라 더 많은 기업은 자체적으로 더 많은 LLM을 개발 및 배포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출 있게 된다. 그 결과, 향후 수 년 간 LLM 기반 신규 애플리케이션들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LLM은 내년을 기점으로 계속해서 기업과 사회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이 영역별 AI 비서 도입 과제에 직면하면서 LLM을 둘러싼 현재의 과열된 양상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챗봇은 의료, 금융, 유통과 같은 특정 영역에서 작업을 자동화하고 고객 지원을 제공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대화형 AI 에이전트다.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직원 생산성을 최적화하기 위해 조직에서 자체 챗봇을 개발하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이다. 전문 영역에 특화된 챗봇은 범용 LLM보다 개발이 어렵지만 훨씬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의료 챗봇은 환자의 약에 대한 질문에 답하거나 진료를 예약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금융 챗봇은 고객의 은행 업무나 투자를 지원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AI의 진화는 어쩌면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고, 정교하게 발전되고 있다. AI를 통해 우리가 더 편리하고, 쾌적한 환경을 누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제적인 제반 사항들을 한 발 앞서 견고하게 갖춰나가야 한다. 신중하고, 현명한 투자를 통해 AI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돌발상황에서도 평온하게 업무환경은 물론 사회적인 모든 시스템을 지켜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채기병 한국주니퍼네트웍스 지사장 kbchai@juniper.net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