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경영행보
삼성리서치 찾아 현황 점검
AI·자율차·로봇 핵심기술
이재용 삼성 회장이 새해 첫 경영 행보로 '차세대 6세대(6G) 통신기술 선점'을 주문했다. 2019년 5G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한 지 5년 만에 6G 연구개발 현장을 방문해 초격차 리더십을 강조했다.
5년 후 네트워크 사업의 핵심이 될 6G 시장을 선점하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삼성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이날 서울 우면동에 위치한 삼성리서치를 방문해 6G를 포함한 차세대 통신 기술 동향과 대응방안을 점검했다.
이재용 회장이 새해 첫 경영 행보로 네트워크 통신기술을 점검한 것은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이 회장은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의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 현장을 방문해 임직원을 격려했다.
이 회장이 5년 만에 다시 차세대 통신기술 개발 현장을 찾은 것은 6G 기술 선점 여부에 그룹의 미래 경쟁력이 달렸기 때문이다. 6G 통신기술 상용화는 2030년 전후로 예상된다.
차세대 6G 통신기술은 삼성 자체는 물론 우리나라 국가 경쟁력까지 좌우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로봇, 확장현실(XR) 등 첨단 기술을 일상생활에서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핵심 기반 기술이기 때문이다. 5G가 초래한 개인과 산업에 대한 변화보다 강력하고 빠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회장은 이날 현장에서 “새로운 기술 확보에 우리의 생존과 미래가 달렸다”며 6G 통신 기술 선점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어려울 때일수록 선제적 연구개발과 흔들림 없는 투자가 필요하다. 더 과감하고 치열하게 도전하자”고 독려했다.
지난해 반도체 사업을 비롯해 경영 전반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위축되지 않고 투자와 연구개발에 더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동통신 시장은 세대가 바뀔 때마다 대규모 선제 투자가 필요한 분야다. 이재용 회장은 2010년대 후반부터 5G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투자 결정을 지속해왔다.
6G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삼성은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하고 6G 선행기술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2020년 7월에는 6G 백서를 발간하고 차세대 6G 이동통신 비전을 제시했다. 6G 통신기술은 오는 2030년 전후 상용화가 전망된다.
삼성은 6G 이동통신 기술을 표준화하는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에서 업계 최다인 의장 2석, 부의장 7석을 확보해 국제 표준을 주도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의 글로벌 사업 네트워크도 삼성의 통신장비 사업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버라이즌(2020년)과 NTT도코모(2021년)와 맺은 대규모 장기 5G 통신장비 공급 계약은 당시 부회장이었던 이 회장이 통신사 최고경영책임자(CEO)와 만나 협상을 이뤄낸 사례다.
2022년 미국 디시네트워크와의 협상 당시 이 회장은 디시 회장과 산행을 하며 사실상 협상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