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수장 선임 지연 '뉴노멀화'…속타는 과기계

KIST·재료연 등 작년 임기 만료
올해 KISTI·항우연 등 9곳 달해
총선·우주항공청 출범 등 변수
“늑장 선임 땐 의사결정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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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출연연구기관법 임기 만료 기간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신임 기관장 선임 지연 사태가 새해에도 이어질 것인가를 걱정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자칫 이 지연 사태가 '뉴 노멀(새로운 기준)'로 자리잡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8일 과학기술계 등에 따르면 올해에는 9곳에 달하는 산하 출연연 기관장이 임기를 마친다.

오는 3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4월에는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이 현 기관장 임기 만료를 맞는다.

하반기에도 8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12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로 넘긴 '숙제'도 있다. 지난해 기관장 본래 임기가 끝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한국재료연구원,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도 조속한 선임이 이뤄져야 한다.

많은 기관이 올해 새로운 수장을 받아야 하지만, 지연 우려가 적지 않다. 출연연 기관장 선임 지연은 오래 묵은 문제지만, 이번 정부 들어 더욱 심화된 듯 하다는 의견이 많다.

일례로 최근에 새 기관장을 받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이전 기관장 본래 임기 만료로부터 10개월, 한국기계연구원은 8개월이 지나 새 원장을 받았다. 이전에도 이번 정부들어 반 년 이상 새 기관장 선임이 지연된 사례가 많다.

더욱이 출연연 안팎의 사정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먼저 살펴볼 것은 과기 출연연을 이끄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의 김복철 이사장의 7월 임기 마감이다. 이것의 영향에는 상황별로 의견들이 엇갈린다.

NST가 산하 기관장 선임 절차를 통솔하는만큼, 이사장 임기 만료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있다. 새로운 이사장이 선임되고 업무에 본격 나서기까지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반면에 김 이사장 임기 만료 전의 경우 오히려 빠른 선임 절차가 이뤄질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당시 임혜숙 이사장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취임 직전까지 산하 기관장 선임이 대거 이어졌다.

다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볼 때 출연연 기관장 선임이 가속화 될지 여부에는 의문 부호가 달린다.

외부 변수로는 정치 사안의 영향이 거론된다. 무엇보다 총선 영향이 이목을 끈다.

사실 총선과 출연연 기관장 선임은 직접 연관되지 않지만, 대통령실의 출연연 기관장 선임 연관성이 크다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총선 이슈 매몰로 출연연 기관장 선임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떨어지고, 지연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항우연, 천문연 신임 기관장 선임의 경우 우주항공청 출범 관련 이슈에 끌려들어가 불투명성을 더한다.

과기계 일각에서는 출연연 기관장 선임 지연이 당연시 될 것도 경계한다. 이미 극심한 지연 사례가 많이 나왔고, 올해 역시 상황이 밝지 않다는 것이다. 자칫 지연이 뉴 노멀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새로운 기관장 선임이 미뤄지게 되면, 기관 운영상 굵직한 결정상황에 즉시 대응이 어려워지는데 이런 상황이 너무 당연시 되는 것 아닌가 걱정”이라며 “올해에는 특히 새로 선임할 기관장이 많은데, 조속한 대응이 이뤄져 문제가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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