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연 끈질긴 노력으로 인조흑연 전극봉 국산화 성공

금오공대-포스코기술연구원-카보랩-금성테크, 국내 최초 인조흑연 전극봉 개발

인조흑연 전극봉은 전기용융로에서 쇳물을 제조하는 핵심부품이다. 해외 주요 제조사들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품목이다. 최근 국내 산학연이 공동으로 인조흑연 전극봉 국산화에 성공했다.

국립금오공대 신소재연구소(소장 노재승)는 포스코 기술연구원, 탄소소재 전문기업 카보랩, 금성테크 등과 협업해 인조흑연 전극봉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위한 현장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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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연이 힘을 합쳐 국산화에 성공한 인조흑연 전극봉(시제품)

이번 성과는 금오공대 신소재연구소가 카보랩, 금성테크와 지난 2022년 1월 LINC3.0 산학공동연구 업무협약을 맺은 뒤 탄소흑연 관련 기술을 이전하고 인조흑연 제조용 압출장비(1000톤급)를 국내 최초로 제작한 이후 전극봉 사업화를 공동으로 추진해온 성과다. 여기에 수소환원제철(HyREX) 기술을 개발중인 포스코 기술연구원이 전기용융로 전극봉의 안정적 국내 수급을 위해 연구개발에 합류하면서 이번에 순수 국산기술로 인조흑연 전극봉이 탄생한 것이다.

본격적인 기술개발은 2022년 11월 포스코 기술연구원이 지원하는 테크노파트너십 프로그램으로 시작됐다. 연구원은 카보랩과 금성테크에 수소환원제철용 전극봉 성능 구현을 위한 전극봉 핵심요구 물성 등에 대한 기술을 지원했다. 이후 이들은 포스코형 수소환원제철용 전극봉의 성능목표치를 설정한 뒤 집중 개발에 나섰다.

1여년간 수십차례 시행착오 끝에 전극봉 형태로 성형하는 압출성형조건을 확보했다. 또 인조흑연 제조 핵심기술인 흑연화 열처리(2800℃)와 물성에 대한 평가를 거쳐 국내 최초로 인조흑연전극봉 시제품(Φ100 x 500mm) 제조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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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금오공대 전경

포스코 기술연구원은 제조한 인조흑연전극봉을 지난해 말 DC전기로를 활용한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했다. 기존 선진사 인조흑연전극봉 제품 대비 안정적인 조업과 우수한 내산화성을 확인했다. 시험에 사용된 전극봉은 원소재, 생산설비, 원천기술 및 상업화기술 등 모든 부분에서 순수 국산제품과 기술이 적용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개발과정에서 포스코 그룹의 협력도 큰 힘이 됐다. 국내 유일 침상코크스 생산기업인 포스코MC머티리얼즈는 전극봉용 코크스 원료를 기꺼이 공급해줬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재료공정연구소도 DC전기로 시험을 전폭 지원했다.

노재승 금오공대 신소재연구소장은 “직경 100㎜ 흑연전극봉 개발에 성공한 것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지만, 앞으로 300, 600을 넘어 800㎜ 개발까지 성공해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이번 성공은 교육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경북도, 구미시 등 지지체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