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육군 고위급 장교가 중국으로부터 월 170만원에 받고 전쟁이 나면 '투항' 하겠다는 서약서를 쓴 사실이 들통나 징역 7년 6개월형을 받게 됐다.
8일(현지시간) 대만 포커스타이완에 따르면 대만 최고법원(대법원)은 이날 부패 및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육군 상교(대령) 쉬앙더엔(向德恩)의 상고를 기각하고 이 같은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쉬앙더엔은 2019년 10월 당시 대만 육군 564기갑여단 부여단장으로 재직하던 중 제대 직전 대만군 퇴역 장교 사오웨이창에게 포섭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사오웨이창은 수년 전 먼저 중국공산당에 포섭된 인물로, 2018년 이혼 후 낙담하고 있는 쉬앙더엔에게 접근했다.
2020년 1월 '투항서약서'에 서명한 쉬앙더엔은 매달 4만 대만달러(약 167만원)의 공작금 대가로 군대에 남아 중국 스파이로 활동했다.
쉬앙더엔은 당시 중국에 대한 '충성심'을 증명하기 위해 군복을 입은 채 손글씨로 쓴 투항서약서를 들고 사오웨이창과 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해당 서약서에는 “나는 이로써 양안 평화통일을 지지할 것을 약속한다. 조국의 평화통일을 추진하는 영광스러운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현직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적혀 있었다.
쉬앙더엔은 지난 4년간 간첩 활동 대가로 받은 돈은 총 56만대만달러(약 2345만원)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9월 압수수색을 받은 그는 1심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며 공작금 일체를 제출했지만, 재판부는 “재물과 영전을 탐냈고, 뇌물을 받은 뒤 서약서에 서명함으로써 국가 안보와 민심, 사기를 엄중히 훼손했으며 군인의 덕목과 군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징역 7년 6개월형을 선고했다. 2심도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