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규제 해제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벨트 규제가 완화되면 지역 현안 사업추진에 탄력이 붙을 전망으로, 전국 대부분의 자치단체는 정부의 해제방안 발표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반면, 경기지역 지자체는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수도권 역차별을 받지 않을까 우려한다. 이번 그린벨트 해제 후보지는 수도권보다 지역에 집중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경기지역 지자체는 이번 그린벨트 규제 완화를 발판 삼아 지역 경제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수도권 규제(과밀억제권역·성장관리권역·자연보전권역) △물환경 규제(상수원보호구역·특별대책지역·수변구역) △개발제한구역 규제 △군사 규제 등 각종 규제를 현실에 맞게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 세계 3위 기업인 스태츠칩팩코리아는 2015년 당시 이천시에서 인천 영종도로 이전했다. 1998년부터 이천 하이닉스반도체 내 제1공장을 지어 운영해 온 이 회사는 2015년 6월로 임대 기간이 만료되자 인근 지역인 마장면 제2공장 옆에 공장증설 허가를 이천시에 요구했다.
하지만 2공장 인근 부지는 자연보전권역으로, 이전이나 신·증설이 금지된 곳이었다. 당시 이천시는 경기도와 규제를 풀기 위해 관련 부처에 법 개정을 건의했지만 결국 스태츠칩팩코리아는 인천 영종도로 이전하며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광명시에 위치한 자동차 공장 '오토랜드 광명'을 전기차 공장으로 전환 중인 기아는 100억원이 넘는 그린벨트 보전부담금을 지급해야 할 판이다. 오토랜드 광명은 1970년 공장설립 허가를 받아 착공했지만 1971년 도시계획법이 개정돼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였다.
광명시는 국토교통부에 그린벨트 지정 이전부터 있던 건축물 중 공장에 한해 그린벨트 보전부담금 부과율을 현행 50%에서 25%로 완화하는 방안 검토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경기지역 지자체는 현재 각종 규제로 △중·대규모 기업 유치 불가 △부동산 사면 취득세 2~3배 더 납부 △대학 신설 불가 △공업지역 확장 불가 등 지역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지 오래다.
그린벨트 규제 등으로 수도권을 억제한 지 50년이 넘었다. 이제는 수도권 규제가 지역에 기회를 제공해준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할 때다.
정부는 법과 제도로 수도권 발전을 억제하는 데만 몰입해선 안된다. 지역과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 등을 활용해 수도권과 지방이 어우러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