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안경비대가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선박을 물대포로 잇따라 공격하며 마찰을 빚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미국 NPR에 따르면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이날 남중국해 스카러버 암초 인근에서 중국 해경선이 자국 수산국 선박을 겨냥해 고압 물대포를 쏘고 이 중 한 대에 고의적으로 충돌해 '심각한 엔진 손상'을 입혔다고 밝혔다. 물대포 공격은 이튿날에도 이어졌다.
필리핀 해안경비대가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과 사진에는 중국 해안경비대 함정 두 척이 필리핀 해안경비대 호위함 두 척 중 하나인 FRP 카브라호 인근에서 물대포를 발사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대해 중국 해안경비대는 이날 필리핀 해경선이 중국 정부의 승인 없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인근 해역에 침입해 통제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충돌 역시 필리핀 선박이 경고를 무시하고 갑자기 방향을 바꿔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의 해역을 포함해 연간 3조 달러 이상의 무역 통로로 이용되는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구단선(9개 선)을 긋고 대부분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2016년 국제재판소는 이 같은 중국의 주장이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내린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이 필리핀과 연일 충돌을 빚자 중국에 위험한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매슈 밀러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중국의 물대포 공격에 대해 “이런 행위들은 필리핀인의 안전과 생계뿐 아니라 국제법을 무모하게 무시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에 그 판결(2006년 국제재판소 판결)을 준수하는 한편 (역내 상황을) 위험하고 불안정하게 만드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