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와 갈등을 겪은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결국 종기종료를 선택했다. 이에 따라 친윤과 지도부 등의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를 골자로 한 혁신안 동력도 사라지게 됐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사실상 오늘 혁신위 회의로 마무리를 한다. 월요일 보고로 혁신위 활동은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 위원장은 그동안 '지도부·중진·친윤(친 윤석열)계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를 핵심으로 한 혁신안을 두고 갈등에 빠졌다. 혁신위는 당 지도부의 적극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했지만 김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시기와 절차 등을 언급하며 사실상 혁신안 수용을 거부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갈등 봉합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다. 김 대표와 인 위원장이 전날 회동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혁신에 대한 공감은 표시하면서도 즉각적인 수용 여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사실상 거절 의사인 셈이다. 혁신위가 조기종료를 결정한 배경이다.
혁신위는 오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 혁신안을 최종 보고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혁신위 활동 내용을 담은 백서를 제작하기로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혁신위가 기대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1호 안건이었던 '대사면'을 제외하면 지도부가 수용한 혁신안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대사면 마저도 대상자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사실상 신당 창당을 언급하는 등 혁신안이 오히려 당내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촉매제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 과정에서 대사면을 제외한 다른 혁신안은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혁신위 무용론이 나오기도 했다.
혁신위도 한계를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지도부의 혁신위의 제안을 수용할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정해용 혁신위원은 “결과물을 가져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선거과정에서 (공천관리위원회 등 여러 절차를 통해) 녹아들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절차가 있고 과정이 있기 때문에 당 지도부도 많은 부분을 수용하겠다는 말씀을 했다”고 부연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