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못추는 이차전지… 양극재 수출도 꺾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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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양극재 제품 (LG화학 제공)
10월 리튬이온 배터리 17.5%↓
양극재 27.8% 감소 7.1억달러
전기차 둔화 영향…“내년 지속”
국내 후방 부품산업 침체 우려

국가 수출 동력으로 성장하던 이차전지가 4분기 들어 본격적인 감소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전기차 둔화 영향으로, 이차전지 완제품 뿐만 아니라 핵심 소재 수출도 꺾이기 시작했다. 반도체에 이어 배터리까지, 우리나라 핵심 부품 산업이 침체돼 우려된다.

28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10월 리튬이온 배터리(HS코드 8507.60) 수출액은 4억5485만달러로 전월(5억5111만달러) 대비 17.5% 감소했다. 상반기 증가 추세를 보이며 7억달러를 넘기기도 했던 리튬이온 배터리 수출액은 하반기 들어 5억달러대로 감소했다가 지난달에는 4억달러대로 더 떨어졌다. 수출 중량을 기준으로도 10월(1만1979톤)이 전월(1만4602톤) 대비 18% 감소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삼원계 양극재(HS코드 2841.90) 수출액도 10월 크게 줄었다. 전월 대비 27.8%가 감소한 7억1643만달러를 기록했다. 삼원계 양극재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전기차 배터리용으로 사용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를 주로 지칭한다.

양극재 수출액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10억달러를 상회했다. 9월에도 9억8268만달러로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그러나 10월 7억달러대로 급감했다. 배터리보다 더 오래 버티던 양극재 수출이 10월 들어 본격 감소세로 꺾인 모습이다. 수출 중량 기준으로는 1만8731톤으로 올해 첫 1만톤대를 기록했다.

양극재는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과 함께 이차전지를 구성하는 핵심 소재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다른 소재 대비 수입 의존도가 적은 품목이다. 해외에 생산 거점이 구축된 배터리와 달리 양극재 해외 공장은 올해 첫 착공이 이뤄진 상황이어서, 현재는 국내에서 생산돼 배터리 3사 해외 공장으로 대부분 수출된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양극재 수출액이 모두 감소한 것은 전기차 시장이 둔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고금리와 겨기 침체 영향으로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포드, GM,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잇따라 전기차 투자 계획을 철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소재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 생산 물량이 줄어들면 배터리 제조사들이 재고 조정에 들어가면서 소재 주문을 줄이기 때문에 후방 업계에 영향이 온다”면서 “전기차 시장 둔화 영향으로 최소 내년까지는 판매 부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원재료인 메탈 가격 하락이 겹치면서 매출과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 양극재 업체는 배터리 제조사와 메탈 시세를 반영해 판매 가격을 협의하는데 메탈 가격이 지속 하락하면서 '래깅 효과(원료 투입 시차)'가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비싼 가격으로 구입한 원재료로 만든 양극재를 싸게 판 셈이다.

이에 따라 양극재 수출 단가도 하락했다. 10월 양극재 수출 가격은 ㎏당 38.3달러로 전월(41.6달러) 대비 7.9% 하락했다. 올해 초 ㎏당 50달러대를 유지하던 수출 단가는 지속 하락하는 추세다.

내년에도 이같은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전망에서 우리나라 차전지 수출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 전기차 생산 목표 하향 조정으로 전년 대비 2.6% 감소를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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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이온 배터리와 양극재 월별 수출 금액 추이 (자료: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단위 : 천달러)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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