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의 '길 위의 미술']무형에서 유형을 창조하는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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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케이씨글로벌(Artspace KC) 대표

미술계는 순수 열정과 무형에서 유형을 창조하며 고귀한 가치를 좋아하는 선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라 생각한다.

미술이라는 가치는 시대적 상황과 분위기에 따라 미술이 가지고 있는 사상이 변화돼 상상화인 종교화를 비롯 고대 그리스 신화적 인물과 영웅이 된 고대인물의 신체적 특징과 감정을 섬세한 인물화로 표현하며 인체를 과학적으로 담아낸 르네상스적 기법이 현대의 대중도 놀라게 한다. 오랜 시간 절대 사라지지 않을 미술은 어떤 시대에서도 시대적 담론으로 회자돼 왔고, 대중에게 현실 세계의 문제와 갈등을 인식시키고 사회적 선순환을 위해 인식과 행동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렇게 선대의 미술가는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고 자아를 탐구하며 변화와 성장으로 표현해 왔으며 후대 미술가에게 길이길이 큰 영감을 주었을 것이다.

예술가의 통찰로 시작된 인간 본성의 모순적 담론이 담겨진 시각적 언어인 미술은 사회 변화를 이끄는 미술의 역할로도 충분한 소재이고, 현대사회에서의 미술은 의식주만큼이나 익숙한 것이 되었기에 미술가들의 창작과 대중들의 향유는 더 이상 특수한 것이 아니라 이미 대중이 공감하는 매체로 진화되고 안착됐다.

미술의 역사는 미술사조라는 미술이 지닌 사상의 시대적 흐름으로 정리된다. 원시고대미술부터 '고딕,비잔틴을 아우르는 중세미술' '바로크, 르네상스를 아우르는 근세미술', '신고전주의,낭만주의,인상주의,신인상주의를 아우르는 근대미술' 그리고 '야수파, 입체파, 표현주의, 초현실주의, 추상주의의 현대미술'이다.

미술사를 처음 공부 할 때에 나는 세분화 된 용어자체도 한눈에 들어오지 않아 전체를 이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나고 다시 봐도 현대미술 중 가장 어려운 미술사조의 구간이 현대미술에서 추상주의의 기하학적 추상이었다.

2002년 시드니의 한 미술관에서 본 말레비치의 난해한 작품을 보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보이는 것 그 이상의 어떤 것을 찾아보려 애쓴적이 있었다. '미술가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인가'를.

얼마 전 반가운 전시가 과천현대미술관에서 열렸다.'한국의 기하학적 추상'으로 한국의 사회적, 역사적 상황을 되돌아보는 탐색의 시간이 우리에게도 주어졌다. 1920년대부터 1970년대를 중심으로 한국미술계에 발표된 기하학적 추상미술의 역사를 조망하기 위한 기획으로, 유영국·김환기·박서보 등 40명의 작가들로 전시가 기획됐다. 당대의 미술가들은 순수감정에서 멀어지려 시도한 주관적인 구성으로 결합 된 기하학적 모양의 표현으로 객관적이지 않은 형태를 기반한 추상미술의 한 장르이다. 고대부터 유사한 주제가 예술가에 의해 표현되기도 했으나, 20세기초 전위 예술가들에 의해 대중화됐다.

예술을 아주 낯설게도 만드는 질문 중 하나는 '예술은 무엇이고, 예술가란 누구인가'라는 말이 아닌가 싶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예술을 빼고 논할 수 없다. 특히 미술은 너무나도 익숙한 대중의 미술이 됐다. 미술의 가치를 통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고 공유할 수 있는 매체도 요즘은 다양해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가속화 되었던 메타버스와 인공지능(AI)의 등장은 이전에 인식됐던 기술의 활용과는 전혀 다른 파장으로 미술에도 융합됐고, 이 도구는 미술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시대가 됐다. 기술과 결합된 미술의 방향은 기존 미술가들을 도태시키는 게 아니고 새로운 도구가 되었기에, 정보기술(IT)은 미술가들이 도달하지 못했던 지점까지 끌어올리는 새로운 도약의 매체가 되고 있고, 이는 현재진행형이다.

김미경 케이씨글로벌(Artspace KC) 대표 1223m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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