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행장 이석용)이 국내 최초로 고객 안면인식·음성인식·지정맥인식 기능을 모두 갖춘 ATM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고객이 ATM부스에 입장하면 카메라로 얼굴을 인식해 신원을 인식하고, 해당 고객과 연결된 계좌와 자동으로 연결해준다. 고객이 육성으로 '10만원 인출해줘'라고 말하면 음성정보를 판독해 고객 음성인지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지정맥 정보를 확인하면 통장, 실물카드, 인감, 비밀번호 없이도 현금 인출 등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이 같은 기능을 갖춘 일명 '4無 ATM' 개발에 성공, 현재 개념증명(PoC) 단계에 돌입했다. 현재 NH농협은행 본사 내 라운지에서 내부 임직 대상으로 운영 테스트를 진행하며 피드백을 받고 있다.
4無 ATM은 통상 은행 방문에 필요했던 통장, 인감, 카드, 비밀번호 등 4가지 요소 없이도 간편하게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해당 기기에서 안면등록과 음성등록이 모두 가능하며, 근처 영업점에서 지정맥등록까지 할 경우 즉시 사용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기존 7단계를 거쳐야 했던 바이오 출금 및 조회 프로세스를 3단계로 간소화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테스트 단계인 점을 고려해 하루 20만원으로 출금 한도를 제한 설계했다.
음성 대화형 인터페이스는 어르신 고객들이 더욱 복잡해져가는 ATM 기기 활용을 어려워한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지난해 공개된 농협의 AI 행원 '정이든'이 ATM을 통해 어르신과 대화하듯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에 고객은 예금 조회, 인출, 입금 등 원하는 업무를 음성으로 제시하기만 하면 된다. 주민등록번호를 직접 입력하는 등 번거로운 본인확인 시스템도 생략할 수 있게 됐다.
보이스피싱 등 이상거래를 감지하는 시스템(FDS)도 갖췄다. 고객이 전화 통화를 하면서 은행업무를 보는 등 금융범죄 피해 우려가 있을 경우, ATM에 설치된 카메라가 이를 포착한다. 고객이 의심전화를 끊고 대응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한하고 범죄 경고 메시지를 송출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무자각 생체인증과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적용, 거래를 간소화해 디지털 소외계층의 접근 및 편의를 제고하고자 했다”며 “이와 더불어 위변조 도용이 어려운 생체정보를 활용, 보안이 강화된 안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