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클링 바이올린'으로 전하는 기후위기…폴리텍 꿈드림공작소 “상상을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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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규 크리에이티브아트 대표(왼쪽)가 김홍식 한국폴리텍대학 기계시스템과 교수와 폴리텍대 광주캠퍼스 꿈드림공작소에서 업사이클링 바이올린 설계·제작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클래식 공연이 줄줄이 취소됐습니다. 인류가 초래한 기후위기가 생물다양성을 파괴한 결과라는 점에 주목, 기후위기에 대한 예술적 질문과 영감을 대중에게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꿈드림공작소에서 폐플라스틱을 재료로 바이올린·비올라를 직접 제작해 '음악으로 기후위기 현실 표현하겠다'는 상상을 현실화했습니다.”

이승규 크리에이티브아트 대표는 한국폴리텍대학 광주캠퍼스 꿈드림공작소를 찾아 “업사이클(새활용) 뮤직으로 물질과 마음의 쓰레기에 대한 정의·연관성·해결방안을 예술의 시선으로 질문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버려진 스테인리스 농약분무기와 사용하지 않는 연습용 첼로를 결합해 6개월에 걸쳐 업사이클 첼로 '유니크첼로'를 제작했다. 낮설고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두 물질을 결합해 새로운 소리를 창조했고 듣는 이로 하여금 기후위기와 예설적 가치에 대한 다양한 질문과 영감을 전했다.

그러나 상위 악기 바이올린·비올라는 첼로보다 섬세해 스테인리스를 재료로 구현할 수 없어 대체재로 플라스틱에 주목했다.

이 대표는 “작년 10월 플라스틱을 재료로 바이올린을 제작하고자 기존 악기 제조사들을 방문했는데 '전례도 없고 불가능할 것'이라는 대답과 함께 단칼에 거절당했다”면서 “포기하지 않고 의뢰할만한 곳을 찾다가 폴리텍대 광주캠퍼스 꿈드림공작소에서 국민 누구나 첨단장비로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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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아트가 창단한 '유니크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업사이클링 현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손으로 직접 스케치한 개념 설계도를 들고 꿈드림공작소를 찾은 이 대표는 폴리텍대 교수진들과 6개월에 걸쳐 시제품을 제작했다. 스케치를 바탕으로 2D 상세설계도를 만들어 레이저 커팅기에 재료를 투입했다. 처음에는 폴리에틸린(PE) 재질 플라스틱 병뚜껑을 사용했는데 너무 물러서 레이저 커팅이 깔끔하기 되지 않았다. 재료를 레고 블록으로 대체해 문제를 해결했다. 상판과 후판은 2D 레이저커팅기로 만들고 옆판은 3D 프린터를 사용했다. 접합부위에 브릿지를 만들어 바이올린 소리가 새어나가는 것을 막았다.

이 대표는 “사계절이 있는 한국에서 나무 소재 바이올린은 여름에 늘어나고 겨울에는 수축하는 단점이 있는데 플라스틱 소재는 그런 걱정이 없다”면서 “제작에 들어간 비용도 기존 바이올린 구매가격의 1~10% 밖에 되지 않았고 연주자 취향에 맞춰 색깔도 다양화했다”고 설명했다.

김홍식 폴리텍대 기계시스템과 교수는 “기존 바이올린과 동일 수준의 성능을 내는 업사이클링 바이올린을 만들기 위해 수십차례 시행착오를 거치며 기획·설계·제작에 8개월이 걸렸다”면서 “후속으로 기존 악기와 소리 차이가 나지 않는 비올라를 제작하는 데 한달만에 한번에 끝냈다”고 덧붙였다.

크리에이티브아트는 최근 바이올린 10대, 비올라 3대, 첼로 3대로 구성한 업사이클 챔버 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 자원순환 악기를 든 '유니크 챔버 오케스트라'가 이 대표가 직접 작곡한 '이계, The Two Seasons'의 △사라지는 얼음 △녹색의 기억 등을 연주하며 기후위기 경종을 울리는 업사이클 뮤직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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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규 크리에이티브아트 대표가 직접 작곡한 '이계, The Two Seasons'를 '유니크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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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아트가 창단한 '유니크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이계, The Two Seasons'를 연주하고 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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