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법리스크까지...계속되는 악재에 뒤숭숭한 카카오

법원이 19일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에 대해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작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카카오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됐다. 카카오에는 지난해 10월 판교 데이터센터(IDC) 화재에 따른 '카카오톡 먹통사태' 이후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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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심사 출석하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자료:연합뉴스]

이날 김지숙 서울남부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배재현 대표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투자전략실장과 전략투자부문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피의자들은 지난 2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2400여억원을 투입,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렸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와 함께 SM엔터 주식에 대한 주식대량보유보고 의무(5%룰)도 지키지 않았다는 혐의다.

카카오측 변호인은 배 대표 구속 이후 “혐의 사실 관련해서 법정에서 충실하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변호인은 “이 사건은 하이브와의 SM 경영권 인수 경쟁 과정에서 지분확보를 위한 합법적인 장내 주식 매수였고 시세조종을 한 사실이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배 대표는 영등포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상태다. 금융감독원 특사경은 배 대표를 구속 상태에서 수사해 10일 이내에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2015년부터 카카오의 인수합병(M&A)를 주도해 온 배 대표의 구속으로 카카오의 투자 및 글로벌 시장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15일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톡이 먹통이 되면서 플랫폼 초연결사회의 취약점을 드러냈다. 이후 여러 악재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가 잇따랐고, 사법 리스크까지 현실화됐다. 실적과 주가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카카오모빌리티에 택시배차 알고리즘 조작과 관련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271억원을 부과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7월 카카오페이의 불법 지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위법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카카오의 전 재무그룹장이 법인카드로 1억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사적으로 결제했다가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았다. 이에 카카오 노동조합은 해당 재무그룹장을 배임·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카톡 먹통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로 94억원의 차익을 챙기면서 주주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남궁 전 대표는 CEO 내정 당시 내걸은 카카오 주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사실상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주주들과 약속한 바 있다.

계열사 구조조정 여파로 사내 갈등도 불거진 상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엑스엘게임즈 등 계열사들의 구조조정·희망퇴직 등 움직임이 가시화됐고, 카카오 노조는 집회를 두 차례 열어 경영진에게 고용불안 해소를 촉구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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