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 포르쉐 신형 카이엔…'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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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신형 카이엔.

포르쉐를 대표하는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카이엔'은 2002년 데뷔 이후 전 세계에서 100만대 이상 팔린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국내에서도 올해 7월까지 누적 판매 2만5000대를 기록할 만큼 큰 인기를 누리며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대기 수요도 높아 카이엔을 사려면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포르쉐가 더 고급스럽고 강력해진 신형 카이엔을 선보였다. 3세대 부분 변경 모델이다. 카이엔과 카이엔 쿠페, 카이엔 터보 GT 3종의 라인업으로 지난달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했다. 최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포르쉐 월드 로드쇼 2023' 현장에서 신형 카이엔을 시승했다.

아날로그 시대 최고의 스포츠카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포르쉐는 디지털 시대 카이엔을 통해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보여준다.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대표는 신형 카이엔에 대해 “부분 변경 모델임에도 대규모 투자를 통해 브랜드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업그레이드를 거쳤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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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화를 거친 포르쉐 신형 카이엔 실내.

디지털 전환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실내다. 새롭게 설계한 디스플레이에 작동 방식을 편리하게 통합했다. 신형 카이엔에 처음 선보인 '포르쉐 드라이버 익스피리언스'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완벽한 균형으로 운전자 중심의 최적화된 작동 방식을 제공한다.

운전자가 자주 사용하는 기능은 스티어링 휠(운전대) 주변에 배치했다. 운전대 뒤 왼쪽 레버에 드라이버 어시스턴스 시스템 작동을 위한 기능을 추가했다. 자동변속기 셀렉터 레버는 대시보드에 위치한다. 덕분에 물건 보관을 위해 더 커진 센터 콘솔 공간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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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신형 카이엔 12.6인치 풀 디지털 계기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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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신형 카이엔은 조수석에도 10.9인치 디스플레이를 마련했다.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 디지털 콕핏 경험을 할 수 있는 점도 흥미롭다. 운전석에는 독립형 디자인과 가변형 디스플레이 옵션을 갖춘 12.6인치 풀 디지털 계기판을 처음 적용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추가할 수 있다.

대시보드에 통합한 12.3인치 센트럴 포르쉐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PCM)는 다양한 차량 기능을 제어할 수 있고 애플리케이션(앱) 연결성을 강화했다. 조수석에도 10.9인치 디스플레이를 마련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영상 콘텐츠 스트리밍을 즐길 수 있다. 특수 필름을 부착해 운전석에서는 조수석 디스플레이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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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을 질주하는 포르쉐 신형 카이엔.

파워트레인은 3.0ℓ V6 터보 가솔린 엔진이 기본이다. 상시 사륜구동(AWD) 방식으로 최고출력 360마력, 최대토크 51㎏·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h 가속 시간은 6초, 최고 속도는 248㎞/h에 이른다. 공차중량 2.2톤의 거구를 이끌기에 부족함 없는 힘이다.

서킷에서 런치 컨트롤 기능을 체험한 최상위 모델 카이엔 터보 GT는 더 폭발적인 가속력을 갖췄다. 673마력을 지닌 4.0ℓ V8 바이터보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카이엔 터보 GT는 런치 컨트롤을 사용해 3.3초 만에 100㎞/h에 도달했다. 힘이 센 만큼 연비가 좋은 편은 아니다. 복합 연비는 카이엔 7.5㎞/ℓ, 카이엔 터보 GT 6.5㎞/ℓ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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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 컨트롤 기능을 테스트 중인 포르쉐 신형 카이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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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 컨트롤 기능을 테스트 중인 포르쉐 신형 카이엔.

용인 에버랜드 일대 도로로 나가 신형 카이엔의 승차감을 체험했다. 기존 카이엔보다 한결 부드럽게 요철을 넘고 좌우로 차체가 흔들리는 롤이나 피치 현상이 현저히 줄었다. 새롭게 설계한 쇽업소버는 2밸브 기술 적용을 통해 리바운드와 컴프레션 스테이지를 분리해 최적의 성능을 발휘한다.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을 장착한 신형 카이엔은 안정성을 높이면서 핸들링이 더 가벼워졌다. 주행 정밀도와 성능을 개선하고 고속 구간 등 역동적인 주행 상황에서 차체 움직임을 줄였다. 주행 모드에 따른 서스펜션 변화도 크다. 노멀과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세 가지 주행 모드를 제공한다. 일반 도로에서 노멀 모드로 세단처럼 편안함을 느낄 수 있고 서킷 등에서는 스포츠 플러스를 활성화해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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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신형 카이엔 HD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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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신형 카이엔 트렁크 공간.

외관은 세심한 변화로 완성도를 높였다. 포르쉐만의 정교한 디자인과 혁신적인 조명 기술로 공격적인 인상을 완성했다. 강렬한 모습의 아치형 윙과 보닛을 다듬었고 신기술을 넣은 헤드라이트가 눈길을 끈다. 후면은 3차원 디자인의 테일라이트와 깔끔한 표면, 번호판 홀더가 있는 새 리어 에이프런을 갖췄다.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를 기본 적용한 신형 카이엔은 고해상도 HD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를 옵션으로 마련했다. 두 개의 고화질 모듈과 헤드램프당 3만2000여개 픽셀을 적용한 신기술로 마주 오는 운전자를 식별하고, 하이빔 빛을 픽셀 단위로 차단해 눈부심을 줄인다. 실내외 공기질 센서를 탑재한 공기 정화 시스템도 신기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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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신형 카이엔.

신형 카이엔 가격은 기본형 기준 1억3310만원이다. 카이엔 쿠페는 1억3780만원, 카이엔 터보 GT는 각각 1억3780만원, 2억6190만원이다. 포르쉐는 신형 카이엔을 바탕으로 올해 수입차 1만대 클럽에 도전한다. 올해 1~9월 포르쉐는 8985대를 판매해 작년 동기 대비 43.1% 성장했다. 한국 진출 이후 가장 빠른 판매 속도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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