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감] 방문규 산업부 장관 “한전 적자, 지난 정부 요금 인상 실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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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총791개 기관을 대상으로 24일간 17개 국회 상임위에서 진행된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하고 있다.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0일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전력의 재무위기가 지난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 실패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방 장관은 이날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전 재무구조 악화 원인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양이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2023~2027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부정적 시나리오 기준, 한전의 올해 영업손실은 9조1000억원, 당기순손실은 7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양이 의원은 “한전채를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5배, 최대한 늘리더라도 6배 이상 내지 못하도록 법으로 산정돼 있다”면서 “내년 주주총회가 지나 적립금이 줄면 더 이상 견딜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방 장관은 “자금조달 방법은 다양하다. 한전채 발행은 회사채에 한정된 거고 은행에서 차입하는 방법 등이 있다”면서 “지주은행에서 차입하면 통계에 포함되지 않고 전환사채(CP)를 발행할 수 있다”고 답했다.

양이 의원은 다시 “전기요금을 상반기만 21원 겨우 올렸고 하반기에 30원 이상 올리지 않으면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원자력이 정상 가동되도 적자가 지속됐다. 환율과 유가 두 가지 때문에 발생한 게 적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으로 국제유가가 100달러 이상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언제까지 전기요금 정상화 방안을 미룰 것이냐”고 몰아 세웠다.

방 장관은 “(전 정부에서) 전기요금을 진작 올려놨으면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전기요금 자체를 낮게 유지해왔으니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답했다.

방 장관은 특히 한전 적자와 관련해 지속 강한 어조를 유지했다. 양 의원이 질의에만 답변해달라고 요구하자 곧바로 “적자가 처음에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말씀을 안 하신다”고 맞받기도 했다.

방 장관은 국가 연구개발(R&D) 예산과 관련해서도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R&D 예산이 신기술 개발에 쓰여야 하지만 지난 몇 년간 한계기업 살리기나 설비교체 등에 집행됐다”면서 “브로커까지 등장해 연구개발 예산을 따오는 행태는 혁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방 장관은 “도전적 목표를 세우는 기업 대신, R&D 예산으로 많은 기업이 혜택을 받는 구조가 됐다”면서 “R&D 예산은 세금이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영향력 있는 곳에 투자하는 재구조화에 주력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국감에선 한국가스공사의 액화천연가스(LNG)도입 원가 공개를 놓고 여야의원이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초반 의사 진행 발언을 통해 김정호 민주당 의원은 “가스공사에 LNG 도입가격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산업부가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재정 산업위 위원장은 “매년 국감마다 자료제출 미비를 성토한다. 요청하는 자료에 대해 두루뭉술하게 불응한다면 자료제출 권한 당사자의 증인 출석 등을 고려할 것이다. 이것은 위원장 엄포”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수년전부터 LNG 도입 가격 자료를 요청했지만 실제로 이를 공개할 경우 우리나라 도입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위원장이 엄포를 놓더라도 국익을 생각해서 제대로 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