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현민)이 세계 최고 수준 감도의 유해가스 센서를 개발했다. 이산화질소(NO₂)를 상온에서 저전력·초고감도로 정밀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반도체 공정 잔류가스 감지, 수전해 촉매 등에도 활용이 기대된다.
화석연료를 고온 연소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질소(NO₂)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률 증가 원인 중 하나다. 국내에서는 대기 중 연평균 NO₂ 농도를 30ppb(10억분의 1) 이하로 규제하고 있다. 감도가 매우 우수한 센서가 필요하다.
실험실이나 공장 등에서는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반도체식 센서가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이 센서 반응감도가 사람의 코로 인식할 수 있는 수준의 유해가스도 감지하지 못할 만큼 낮다는 점이다.
특정 가스를 정확히 선택해 감지하는 능력도 떨어지고, 민감도를 높이려면 고온에서 동작시켜야 해 에너지 소모가 크다.
개발 센서는 신소재 기반 차세대 반도체식 유해가스 센서로 성능과 실용성이 기존 센서보다 대폭 향상됐다.
화학반응감도와 선택적 감지능력이 모두 뛰어나 기존에 보고된 반도체식 센서보다 NO₂를 60배 이상 높은 감도로 감지할 수 있다.
상온에서 동작 가능해 전력 소모가 적고, 최적의 반도체 제조공정으로 저온에서 대면적 합성이 가능해 제작단가도 낮다.
기술 핵심은 자체개발한 이황화몰리브덴(MoS₂) 나노브랜치 소재다. 통상 2차원 평면 구조로 사용되는 MoS₂ 소재를 나뭇가지 형태 3차원 구조로 합성해 민감도를 높였다.
대면적으로 균일한 소재 합성이 가능할 뿐 아니라, 추가적인 공정 없이 원료 물질에 포함된 탄소 비율을 조절하는 것만으로 3차원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표준연 반도체측정장비팀은 개발한 가스센서로 대기 중 이산화질소를 5ppb 농도까지 감지할 수 있음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된 센서 감지 한계는 1.58ppt(1조분의 1)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번 성과를 활용하면 대기 중 NO₂를 낮은 소비전력으로 정밀 모니터링할 수 있다. 시간과 비용 측면의 경제성이 뛰어나고 우수한 분해능을 갖추고 있어, 연평균 NO₂ 농도뿐 아니라 실시간 변화를 감지해 대기환경 개선 연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기술의 또다른 특징은 소재 합성 단계에서 원료 물질에 포함된 탄소 함량을 조절해 소재의 전기화학적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이용하면 반도체 공정의 잔류가스 등 이산회질소 외의 다른 가스를 감지하는 센서도 개발 가능하다. 소재의 우수한 화학반응성을 응용하면 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 촉매의 성능도 향상시킬 수 있다.
문지훈 표준연 반도체측정장비팀 선임연구원은 “기존 가스센서의 한계를 극복한 이번 기술은 정부 규제 대응을 위한 수준을 뛰어넘어 국내 대기환경 모니터링을 더 정밀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대기 중 NO₂ 모니터링 외에도 다양한 유해가스 센서 및 촉매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후속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표준연 기본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 성과는 재료과학 분야 저명 학술지 '스몰스트럭처스(Small Structures, IF: 15.9)' 8월호에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