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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 네오센터 물류 자동화설비 전경

유통업계가 물류 자동화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고객 주문이 세분화되고 다양해지는 만큼 로봇, 자동화 설비 등을 통해 생산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단순히 전문 물류사에 맡기기보다는 자체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 데이터를 축적하며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모습이다.

SSG닷컴은 용인과 김포에 위치한 네오센터(NE.O) 3곳에 자동화 물류 설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핵심 기술은 피킹 방식의 자동화다. 컨베이어 벨트로 배송 박스를 작업자에게 전달하는 GTP(Good To Person) 시스템을 통해 피킹 효율을 높였다.

작업자가 상품을 담으면 누락 상품을 확인하는 '시퀀스 버퍼' 시스템을 거쳐 배송지 별로 분류된다. 상품은 배송 순서에 맞춰 차량 앞으로 이동한다. 이 밖에도 구매 빈도가 높은 상품 선별에 최적화된 디지털 피킹 시스템(DPS), 상품을 알아서 정리하는 '자동 재고관리 시스템' 등을 운영 중이다.

쿠팡은 지난해 준공한 대구 풀필먼트 센터(FC)에 1000여대 이상의 무인운반로봇(AGV)을 도입했다. AGV는 작업자에게 수백개 제품이 진열된 선반을 작업자에게 직접 전달해줘 상품 진열·피킹 작업을 자동화했다. AGV 도입으로 전체 업무 단계가 65%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소팅봇과 무인지게차도 각각 도입했다. 소팅봇은 상품 분류 업무를 대체하는 로봇이다. 상품 포장지에 찍힌 운송장 바코드를 스캐너로 인식해 몇 초 내에 배송지별로 상품을 분류하고 옮겨준다. 쿠팡은 수백 대가 넘는 소팅 봇을 운영하며 직원 업무량을 65% 줄였다.

무인 지게차는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대용량 제품을 스스로 옮긴다. 수십대의 무인 지게차가 운영되는 공간에는 사람 이동이 차단돼 작업자 안전 사고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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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로지스틱스 물류센터에서 운영 중인 합포장 로봇

무신사는 자회사 무신사 로지스틱스가 운영 중인 여주 1물류센터에 합포장 로봇(3D 소터)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작업자가 올려둔 상품을 스캔해 주소지 기준으로 자동 분류해준다. 패션 상품은 사이즈, 색상 별로 세분화돼 있어 분류 작업이 핵심으로 꼽힌다. 국내 패션 브랜드, 제조사, 유통사 중 물류센터에 합포장 로봇을 도입한 곳은 무신사가 최초다.

합포장 로봇 도입을 통해 시간 당 분류 처리 물량은 최대 5700개로 이전 대비 10배 이상 늘었다. 여주 1센터 당일 출고율 또한 지난해 말 82%에서 올해 1분기 말 기준 98%까지 향상됐다. 무신사는 합포장 로봇을 추가해 확대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신규 풀필먼트 센터인 여주 3물류센터에 도입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물류센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에이블리의 경우 서울 성수동에 4000평 규모의 자체 풀필먼트 센터를 운영 중이다. 방대한 양의 구매 데이터와 동대문 상품 데이터를 분석해 재고 관리는 물론 상품 배치까지 노하우를 적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