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혁신 이노비즈]독자 동영상 X레이 디텍터 기술로 산업용 검사 시장 공략 '듀오픽스레이'

듀오픽스레이가 미국과 유럽 등 해외기업에 의존하던 산업용 엑스레이(X레이) 검출기(디텍터) 핵심 기술을 독자 개발했다. 초고속·고해상도 동영상 X레이 탐지기술을 바탕으로 이차전지, 인쇄회로기판(PCB), 반도체, 전장부품 등 수요가 확대되는 산업분야의 비파괴 영상 검사 시장을 공략한다.

Photo Image
듀오픽스레이의 가로·세로 30㎝ 크기 동영상 엑스레이 디텍터(사진=듀오픽스레이)

2017년 바이오센스텍이란 이름으로 설립한 듀오픽스레이는 디지털 X레이 디텍터를 생산하는 스타트업이다. 올해 4월 회사 핵심 기술과 사업영역을 명확히 하기 위해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X레이는 의료분야에서 주로 활용된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물체를 투과할 수 있는 특성을 활용해 제조현장에서 불량여부를 감지하기 위해 도입이 증가하고 있다.

전승익 듀오픽스레이 대표는 “흔히 의료용 제품을 고부가 제품으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산업용 X레이 디텍터의 기술장벽이 오히려 높다”면서 “인체와는 달리 피사체의 밀도, 재료, 형상 등이 다양해 의료용 제품에 비해 높은 감도와 해상도, 프레임 속도, 방사선 내구성 등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X레이 디텍터는 물체를 투과한 X레이를 디지털 영상으로 구현한다. 박막트랜지스터(TFT) 영상센서, 구동회로, 하드웨어(HW), 영상처리 소프트웨어(SW) 등 다양한 기술이 요구되는 때문에 기술난도가 높다. 때문에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활용되는 산업용 X레이 디텍터는 미국 디픽스(과거 제록스)의 2세대 TFT 영상센서 기술을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국내 X레이 디텍터 제조기업은 2010년에 특허가 만료된 1세대 TFT 영상센서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방사선 분야 최고 연구소로 꼽히는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연구원과 디픽스에서 제품개발 매니저 등을 역임한 전 대표는 3세대 TFT 영상센서 기술을 개발했다. X레이 광전 신호를 출력하는 리드아웃 TFT와 픽셀에 쌓인 기생 성분을 빠르고 완전하게 제거하는 픽셀리셋 TFT 등 두 개의 TFT와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광다이오드를 한 화소(픽셀)에 담았다.

전 대표는 “업계 최초로 다수의 TFT 소자와 광다이오드로 픽셀을 구성한 3세대 TFT 영상센서를 개발했다”면서 “3세대 영상센서를 탑재한 동영상 X레이 디텍터는 초고속과 고해상도의 인라인 엑스레이 영상 검사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Photo Image
듀오픽스레이의 3세대 X레이 영상센서 설계 기술. 두 개의 박막트랜지스터(TFT) 소자를 하나의 픽셀 안에 구현했다.(사진=듀오픽스레이)

듀오픽스레이가 2021년 출시한 가로·세로 15㎝ 크기의 동영상 X레이 디텍터의 한 픽셀 크기는 73㎛에 불과하다. 최대 127㎛에 달하는 해외 경쟁사 X레이 디텍터에 비해 약 40% 이상 픽셀 크기를 줄였다. 또한 듀오픽스레이 제품은 비닝(데이터 전처리)없이 초당 35프레임 또는 50프레임, 최대 140프레임의 동영상을 구현한다. 이차전지, PCB 등 검사 속도가 생명인 분야에서 다양한 밀도·두께를 갖는 제품의 불량여부를 빠르고 정확하게 검사할 수 있는 셈이다. 또 다른 X레이 영상 기술인 상보성금속산화막(CMOS) 방식에 비해 방사선 내구성 역시 우수하다.

전 대표는 “두 개의 박막트랜지스터와 하나의 광다이오드를 미세한 화소에 구현하는 것은 설계뿐만 아니라 공정 구현도 쉽지 않다”면서 “자체 특허와 설계 기술에 공정 기술이 발달한 한국과 대만, 일본 등의 파운드리를 활용해 안정적인 공급 체제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듀오픽스레이의 기술력은 수상실적으로도 드러난다. 회사는 동영상 X레이 디텍터로 지난해와 올해 각각 IR52 장영실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과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2022년 대한민국 기술대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았고, 올해는 신제품 인증(NEP)도 획득했다. 듀오픽스레이가 국내외에 등록한 특허는 9건, 출원 중인 특허는 8건이다.

듀오픽스레이는 초고속·고해상도 동영상 X레이 디텍터로 PCB, 반도체, 이차전지 검사 분야 매출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빠른 속도로 검사를 진행하면서 잔상이 남지 않아야 하고, 높은 검출능력이 요구되는 영역이다. 회사는 지난해 국내외 전기차 이차전지 검사용으로 동영상 X레이 디텍터 판매를 개시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회사 매출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는 검사영역을 가로·세로 30㎝로 확대한 대면적 동영상 X레이 디텍터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전 대표는 “산업용 엑스레이 디텍터는 의료용 제품과는 달리 높은 관전압과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생산 환경으로 인해 2년이면 교체 주기가 다다른다”면서 “중국의 전기차 이차전지 제조라인에서 사용하고 있던 미국과 독일의 X레이 디텍터를 듀오픽스레이 제품으로 교체하는 동시에 미국, 유럽, 일본 등지의 신규 제조라인에도 판매를 넓혀서 매출을 신장하겠다”고 강조했다.

공항 폭발물 감지 등에 활용되는 포터블 X레이 디텍터, 의료·치과용 동영상 X레이 디텍터 등 기존 제품과 시장 역시 영업활동을 지속 전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27년까지 연 평균 매출이 90% 성장한 매출 25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 대표는 “자체 특허 기술인 증폭 박막트랜지스터를 하나 더 추가한 4세대 트리오픽스(trioPIX) 기술을 개발해 경쟁 기업과 기술 격차를 더 벌리겠다”면서 “지난달 대신증권을 상장대표주관사로 선정한 만큼 기술 차별화와 매출 성장으로 2025년에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해 회사 구성원과 주주, 투자자와 성과물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Photo Image
전승익 듀오픽스레이 대표

※ 전승익 듀오픽스레이 대표 인터뷰

-창업 계기는.

▲2000년 하이닉스반도체 박막트랜지스터(TFT) 연구소 연구원 시절 처음 엑스레이(X레이)를 접했다. 관련 연구와 학업을 위해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글로벌 X레이 영상센서 제조업체인 디픽스(과거 제록스)에서 개발 매니저로 근무했다. 미국에서 직접 X레이 용역업체를 7년간 운영하던 중 직접 제조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국내 투자연계형 지원사업인 팁스를 접하면서 한국에서 창업하게 됐다.

-회사 강점은.

▲국내외에 등록한 특허 등을 바탕으로 다수 TFT 소자를 하나의 화소(픽셀)에 탑재한 영상센서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 빠른 속도와 고해상도로 검사 속도가 생명인 이차전지, 인쇄회로기판(PCB), 반도체, 전장부품 비파괴검사에 적합하다. 영상센서부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까지 X레이 디텍터 전 영역에 특허와 자체 기술을 모두 확보한 회사는 듀오픽스레이뿐이라고 자부한다.

-기술력을 보유하게 된 배경은.

▲기술 집약적 산업인 만큼 다양한 분야의 연구인력 확보에 집중했다. 현재 임직원 60% 이상이 연구개발(R&D) 인력이다. 대부분의 연구 인력이 창업 초기부터 함께 해왔을 만큼 직원을 회사 최고 자산으로 여기고 있다.

-이노비즈인증 획득으로 기대하는 부분은.

▲회사 기술력과 사업성을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부터 평가 받고 싶어 이노비즈인증을 신청했다. 인증 이후 세제·금융 혜택, R& 지원 사업 가점 부여, 수출지원사업 등의 혜택을 기대하고 있다.

-중장기 목표는.

▲하나의 픽셀 안에 탑재되는 TFT 수를 늘린 4세대 X레이 영상센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X레이 영상센서와 디텍터 기술 고도화를 통해 해외 경쟁사와 격차를 벌려 기술력·성장력·잠재력 모두 1위인 회사로 자리매김하겠다. 영상센서부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술을 모두 보유한 기업이라 가능한 일이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