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연체율 증가·대출잔액 감소 '위기의 온투업, 돌파구가 없다'

대출잔액 8월 기준 1조 턱걸이…연체율도 평균 6%대
부동산 침체로 채권·신용 상품도 피해…파산 업체도 나와
기관투자자 참여 필요성 크지만 가이드라인 없어 눈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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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온투업 대출잔액 추이

P2P 대출로 알려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 하락세가 여전하다. 대출잔액이 계속 줄고 연체율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등 업계 전체가 이중고에 시달리지만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서 시작된 리스크가 업계 전체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11일 온투업계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온투업 대출잔액은 1조669억원으로 7월 말 1조1019억원에 비해 약 3% 줄었다. 온투업 대출잔액 규모는 대출계약 해제·해지 정보가 통계에 반영된 지난해 8월(1조4100억원) 이후 쭉 하락하다 지난 달 약 100억원 가량 상승하며 반등했다. 하지만 한달 만에 다시 하락하며 하향 곡선을 이어갔다.

온투업은 투자자와 차주를 플랫폼을 통해 잇는다. 대출 잔액 감소는 투자금이 모자라다는 의미다. 업체 관계자는 “신규 대출이 상환에 비해 적다는 것은 투자 수요가 위축된 것”이라면서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으며 업계 전체가 대출 여력을 점점 상실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자 연체율도 심상치 않다. 피플펀드, 8퍼센트, 렌딧 등 신용대출이 주력인 주요 업체 연체율은 8월 말 기준 이미 평균 연체율이 6%를 넘어섰다. 평균 연체율이 2.6% 였던 지난해 8월에 비해 3배 가까이 치솟은 것이다. 피플펀드, 8퍼센트, 렌딧 연체율은 8월 기준 각각 △7.81% △5.12% △5.91%인데 지난해 8월 △1.37% △2.28% △3.70%에 비해 최소 60% 상승했다.

부동산 담보나 PF를 주력으로 취급하는 업체는 이미 위험 수위다. 투게더펀딩은 지난해 8월 4.36% 였던 연체율이 올해 8월 기준 26.96%까지 치솟았다. 미라클펀딩, 다온핀테크 등 다른 업체들도 상반기 내내 20%가 넘는 연체율을 기록하며 온투업 감독규정 공시 기준인 15%를 훌쩍 넘겼다. 이들 업체들은 “담보 대출은 청산 등이 가능해 건전성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외부 시선은 긍정적이지 않다. 온투업계 대출잔액 중 약 70% 가량이 부동산 관련 대출인데 이들이 부실하면 업계 전체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투업 관계자는 “부동산 담보나 PF를 주력으로 한 업체는 최근 성사되는 대출도 리파이낸싱(재대출) 위주로 진행되는 등 건전성이 결코 좋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부동산 담보 대출은 프로젝트 규모가 신용대출에 비해 커 업계 전체에 미칠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사업을 접는 업체도 등장했다. 지난해 12월 그래프펀딩 폐업을 시작으로 올해 6월 비드펀딩이 문을 닫았다. 그래프펀딩은 부동산을, 비드펀딩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담보로 주로 취급했는데 두 곳 모두 부동산 경기침체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 폐업의 주 원인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대학생 신용대출을 전문으로 진행한 캠퍼스펀드도 올해 7월부터 신규대출을 중단하는 등 사실상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 부동산·신용을 막론하고 온투업계 전체에 암운이 드리우는 형국이다.

온투업은 P2P 대출에서 출발한 금융서비스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대출을 신청받고 투자자가 지정한 차입자에 자금을 빌려주는 서비스다. 2021년 6월 온투업 등록이 시작되며 제도권에 데뷔했다. 신용이나 담보를 제공하고 대부업 보다 낮은 이율로 공개적인 플랫폼에서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점에서 '1.5 금융'으로 불리는 등 혁신성을 인정 받았다.

온투업 업계 어려움을 타개할 방안으로는 기관투자 허용이 꼽힌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4월 온투업이 '여신사 등 기관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았지만,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없는 상태다.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리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황이 나빠지며 가이드라인이 나와도 기관투자자들이 자금을 댈지 미지수”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PF·부동산시장 악화 등 여러 시장 여건 악화에 따라 신중하게 실무진에서 세부 가이드라인을 지속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