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복수로 '화학 테러' 저지른 中 남성…“문 틈으로 액체 주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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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문 틈에 유독 화학물질을 주입하는 유학생 쉬밍 리. 사진=CBS 마이애미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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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문 틈에 유독 화학물질을 주입하는 유학생 쉬밍 리. 사진=CBS 마이애미 유튜브 캡처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화학 박사과정 중인 중국인 남성이 화장실 변기 소리가 시끄럽다며 윗층에 '유독물질 테러'를 벌였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25일(현지 시각) WFLA 등 미국 매체에 따르면, 플로리다 탬파 팜스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중국인 유학생 쉬밍 리(36)는 지난해 6월 윗집으로 이사온 압둘라 가족과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우마르 압둘라 씨는 이사온지 얼마 되지않아 아내가 딸을 출산해 정신없지만 기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몇 달 뒤 온 가족은 메스꺼움, 구토, 현기증 등 원인을 알 수 없는 괴로움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딸 아이의 눈에는 통증으로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이상함을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압둘라 씨의 친구였다. 당시 친구는 압둘라 가족이 휴가를 떠난 사이 집 안으로 소포를 넣어주기 위해 방문했는데, 눈이 화끈거리고 숨이 가쁠 정도로 강한 화학 약품 냄새를 맡았다. 친구는 난로 등을 확인했지만 별다른 문제를 발견하지 못한 채 집을 떠났다.

이후 집으로 돌아온 압둘라 가족 역시 화학 약품 냄새를 맡았다. 이후 며칠 간격으로 화학 약품 냄새가 강해졌고, 에어컨과 배관업체에 연락해 집안을 점검했다. 심지어 히터를 바꾸고 환기구를 청소했지만 냄새 문제는 계속됐다. 소방서에도 도움을 요청했으나 소용없었다.

어느 날 압둘라 씨는 집안을 킁킁거리며 돌아다니던 중 현관문 근처에서 냄새가 강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가까이 가서 확인했고, 문 모서리에서 주사기 바늘이 들어갈만한 아주 작은 틈을 발견한 뒤로 집 앞 화분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했다.

며칠 뒤 딸이 또 다시 괴로워하자 압둘라 씨는 카메라를 확인했고, 아랫집에 사는 리 씨가 주사기를 꺼내 정체 불명의 맑은 액체를 문 틈으로 주입하는 것을 발견했다.

리 씨는 압둘라 씨에게 화장실 변기 소리가 시끄러워 잠을 잘 수 없다며 여러 차례 집을 방문하고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리 씨는 플로리다대학에서 화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이었다. 학교 실험실에서 쓰던 화학 물질을 가지고 나와 이 같은 일을 벌인 것. 그가 사용한 물질은 메타돈과 히드로코돈을 섞어 만든 합성 마취제(오피오이드)로 불안과 복통, 구토, 호흡곤란, 피부 자극, 가슴 통증, 설사, 환각, 실신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리 씨는 결국 지난 6월 27일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조사 중 경찰관 한 명이 피부 자극을 겪어 치료를 받아 스토킹, 화학 물질 살포, 규제 약물 소지 등의 혐의에 경찰관 폭행 혐의도 추가 적용됐다. 또한 그가 살던 아파트 협회도 주민들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등 계약을 위반했다며 그를 퇴거시키기 위한 소장을 법원에 접수했다. 또 손해배상금 5만달러(약 6600만원)를 청구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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