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나면 안 열려”… 中, 테슬라 '히든 손잡이' 퇴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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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쇼케이스에서 공개된 테슬라 모델 YL 손잡이. 사진=AFP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최근 차량 화재 사고에서 구조 지연의 원인으로 지목된 '매립형 손잡이'를 단계적으로 퇴출시킬 방침이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산업정보부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를 통해 “차량 외부 도어 핸들의 불편한 조작 및 사고 후 문 열림 불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규정에서 사용자가 외부 핸들을 사용해 차량 문을 기계적으로 열 수 있도록 설계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모든 신규 판매 차량에 대해 내·외부 기계식 문 열림 장치(레버) 설치를 의무화하는 새로운 안전 규정은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규정에 앞서 이미 승인을 받았거나 출시 막바지 단계에 있는 모델은 2029년 1월까지 설계를 변경해야 한다.

새 규정에 따르면 차량 문의 바깥 손잡이는 어떤 상태에서도 충분한 손잡이 조작 공간(최소 가로 6cm, 세로 2cm, 폭 2.5cm 크기의 오목한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내부 손잡이 역시 직관적으로 식별할 수 있는 형태여야 하고, 차량 내부에 비상시 문을 여는 방법을 설명하는 규격화된 표지판 부착이 의무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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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매립형 손잡이 작동 예시.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전기차에 주로 적용된 '매립형 도어 핸들'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대중화한 디자인으로, 공기역학적 구조와 미래지향적 이미지라는 점에서 적용 초기에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충돌이나 배터리 고장 등 위급 상황에서 손잡이가 열리지 않는 사례가 보고돼 안전 문제가 대두됐다. 수동 잠금 해제 장치가 있지만, 위급 상황에서는 이 방법을 떠올리거나 실제 적용하기가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이 문제는 실제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테슬라 차량 손잡이로 문제로 15명이 사망했다고 집계했다. 외부에서 열지 못하는 문제뿐 아니라, 차량 안쪽에서 열지 못해 사망한 사고도 포함됐다.

지난 2024년 11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테슬라 사이버 트럭이 충돌 후 문이 열리지 않아 차량 화재로 대학생 3명이 사망했다. 지난 2023년 12월에는 버니지아주에서 테슬라 모델 Y가 충돌 후 불길에 휩싸였는데, 소방관 이 문을 열지 못해 창문을 깨고 운전자를 구출하는 일도 있었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 등 전 세계 여러 전기차 업체가 매립형 손잡이를 채택하고 있다. 중국 일간지 차이나 데일리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가장 많이 팔린 신에너지 차량 100개 모델 가운데 약 60%에 매립형 손잡이가 적용됐다. 올해 중국 출시 예정인 BMW iX3, 니오 ES8, 샤오펑 P7에도 이 손잡이가 적용된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발생한 샤오미 차량 화재가 매립형 손잡이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지난해 3월과 10월 샤오미 전기 세단 SU7에 화재가 발생해, 전력이 차단되면서 문이 열리지 않아 탑승자가 차량에 갇혀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정이 전 세계 안전 기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중국 자동차 산업 전문가인 빌 루소 오토모빌리티 대표는 “중국은 전기차 제조 및 스마트 주행 개술 분야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기 떄문에 이 규정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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