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디지털 한류 첨병]〈4회〉K콘텐츠의 새로운 글로벌 유통 플랫폼 'CTV'

Photo Image
박준경 뉴 아이디 대표

음식도 콘텐츠도 '익숙해져야' 맛을 안다. 팬이라면 불편함을 감수해서라도 맛집을 찾아가고 보고 싶은 콘텐츠를 찾아보는 일에 인색하지 않지만, 접해본 적이 없다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리 콘텐츠 대부분은 아직 한국 안에 갇혀있다. 다른 언어권 콘텐츠에 비해 수출 제약이 많고 아시아를 넘어선 북미, 유럽, 남미 시장 국가에서 한국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은 적다. 잘 만들면 '오징어 게임'과 '기생충'이 될 수 있다고 하기에는 극소수의 사례로 폭을 좁히는 이야기다.

잘 만든 K콘텐츠가 전 세계 시청자들과 좀 더 '많이' '자주' 만나기 위해서는 콘텐츠와 글로벌 플랫폼을 지속,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유통 방식이 절실하다. 전 세계 안방에 놓여 있는 CTV(인터넷과 연결하여 시청할 수 있는 TV로, 스마트TV가 여기 속한다)를 통해 평소 즐기는 방송 채널을 보다가 K콘텐츠 매력을 발견하고 '디깅(digging)'할 수 있는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 서비스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가 새로운 글로벌 유통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람들은 TV 앞을 떠난 적이 없다. 글로벌 OTT와 상생하는 라이브 방송 FAST

광고 기반의 스트리밍 서비스 FAST는 스마트 TV에 탑재된 디지털 방송 플랫폼을 통해 뉴스, 스포츠를 포함한 콘텐츠 장르별 특화 채널들을 24시간 무료 제공한다. 기존 TV 방송 시청 방식과 유사하며 시청 비용은 광고주가 부담한다. 유료 방송 이용료가 월 8만원이 넘는 북미를 중심으로 실시간 TV 방송을 볼 기회를 포기하고서라도 일명 '코드 커팅' 현상이 이어지자, 메이저 방송사와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앞다투어 '넷플릭스'와 '디즈니+'를 보려 TV를 켜는 시청자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FAST 플랫폼에 자사 콘텐츠 채널들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에만 약 4000 개의 장르별 FAST 채널이 있다.

Photo Image
삼성 TV플러스

북미 시청자의 85%가 이용하는 FAST는 스마트TV 보급률과 함께 지난 5년간 무섭게 성장해 왔다. 현재 북미에서만 8조 원, 2025년까지 전 세계 15조원 시장 규모가 예측되는 소비자 친화적인 미디어 서비스다. 지난해 글로벌 미디어 조사자료에 따르면, 디지털 콘텐츠 시청자의 77%가 모바일이나 데스크탑이 아닌 안방의 빅스크린인 TV를 통해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2억 이상의 가입자를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드는 넷플릭스뿐 아니라 5년 뒤 세계 가구의 절반 이상이 이용할 스마트 TV 디바이스를 새롭게 활용할 때다.

◇'유통'과 '기술' 접목으로 K콘텐츠의 글로벌 확장을 돕는 뉴 아이디

Photo Image
뉴 아이디 운영 전 세계 FAST 채널 현황표

콘텐츠를 FAST 플랫폼에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기술력, 플랫폼 협상력과 콘텐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삼성전자, LG전자, 비지오, TCL, 샤오미 등 글로벌 스마트 TV 제조사를 비롯해 로쿠, 플루토TV(파라마운트 글로벌), 투비(폭스), 아마존, 쥬모 플레이(컴캐스트), 플렉스 등 대표 FAST 플랫폼에서의 채널 운영권과 플랫폼 별 서비스 규격을 맞추는 기술력을 갖춘 뉴 아이디는 설립 4년 차인 현재 30여 개의 글로벌 TOP 플랫폼과 손잡고 200개 이상의 한국 콘텐츠 전문 방송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장르별 한국 콘텐츠를 국가별 플랫폼에 24시간 직접 송출함으로써 얻는 시청 데이터와 콘텐츠 수요,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얻게 된 20억 개 이상의 광고 인벤토리는 콘텐츠 유통 수익과 더불어 주요한 자산이다. 유통에 '기술'이 필요한 또 하나의 영역은 '현지화'다. 로컬 콘텐츠가 또 다른 국가의 소비자를 만나기 위해서는 '시청 경험'을 개선시키는 현지화가 필수적이다. 자막과 더빙 뿐 아니라 저작권 문제로 국내를 벗어날 수 없는 음악, 말풍선을 포함한 한글 요소 제거, 화질 개선 등 시청 경험을 높이는 현지화는 글로벌 서비스를 위한 투자 우선 순위다.

FAST 서비스를 위한 제반 기술력과 AI 현지화 솔루션을 갖춘 뉴 아이디가 현재 북미, 유럽, 남미, 호주, 일본, 국내에서 운영하는 한국 콘텐츠 채널들은 월간 800만 글로벌 시청자와 만나며 연 1억 시간 이상의 시청 시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Photo Image
뉴 아이디 유료/무료 플랫폼 비교

◇콘텐츠 이동과 제작의 선순환을 돕는 스마트 유통

전 세계적인 유료 구독 OTT 열풍이 한국 콘텐츠 재미를 맛보게 했다면, OTT간 무한 경쟁으로 구독비용 부담이 늘어난 지금은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해 플랫폼 간 상생을 도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FAST 는 아시아에서 이미 잘 알려진 방대한 양의 K콘텐츠를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한번 활약하게 할 하나의 수단이다. 세계를 무대로 보자면 '현지화'에 대한 투자는 또다른 국가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되고, 성공한 콘텐츠의 후속 시리즈와 신작 콘텐츠 제작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 소비자의 시선이 향한 곳으로 현지인의 눈높이에 맞게 콘텐츠를 실어 나르는 노력은 한국 콘텐츠의 수명을 연장시킨다. 미디어 산업은 끊임없이 천장과 벽에 부딪히며 대안을 찾아 성장해 왔다. 막힌 벽을 허물고 유통 플랫폼을 확장하기 위해 국경을 넘어 '수요'와 '콘텐츠'를 매칭하는 스마트한 유통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준경 뉴 아이디 대표

<필자> 박준경 대표는 서강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영화 마케팅 전문회사 올댓시네마를 거쳐 2002년 영화투자배급사 쇼박스의 초기 멤버로 8년간 영화 마케팅, 기획, 투자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2010년 콘텐츠미디어그룹 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의 한국 영화 본격 투자 시기에 합류, 영화사업부 대표를 거쳐 2019년 NEW의 첫 사내벤처기업 '뉴 아이디'를 설립했다. 뉴 아이디는 콘텐츠 비즈니스에 주력해 온 박준경 대표와 테크 기반의 플랫폼 전문가 김조한 이사가 함께 설립한 회사다. 매년 2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거듭하며 지속 성장 중이다. 지난해 미국 미디어 전문매체 버라이어티가 선정한 '주목해야 할 FAST 기업' 중 TV 제조사를 제외한 유일한 아시아 사업자로 선정됐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