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 모아 생활비에 보태요”... MZ세대 온라인 부업에 뛰어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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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세대들은 온라인 부업을 통해 모은 '티끌'을 생활비에 보태고 있다. 고등학생 김씨는 온라인 상에서 '디지털 폐지'를 주워 편의점 등에서 간식을 사먹는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김씨(18)는 재테크를 하는 게 있느냐는 질문에 “저는 요즘 폐지 줍고 다녀요”라고 말했다. 앱을 통해 1원~100원씩 모으는 앱테크를 '디지털 폐지줍기'라고 부르는 데서 나온 답변이다.

실제 포털 사이트에 '디지털 폐지줍기'나 '앱테크' 등을 검색하면 다양한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만보기 채우기, 광고 시청하기, 퀴즈 풀기, 출석체크, 설문조사 등 다양한 재테크 방법이 알려지고 있다. 이번달 수익을 공개하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달하는 블로거도 있었다. 스마트폰으로 부업하는 방법을 공유하는 유튜브 영상은 조회수 100만까지 기록하며 앱테크 열풍을 증명했다.

한국딜로이트그룹이 5월 발표한 '딜로이트 2023 글로벌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 조사'에 따르면 MZ 세대 절반가량이 '생활비'를 최대 우려 사안으로 꼽았다. 2년여 전까지만 해도 유행했던 '플렉스(FLEX)'는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전문가들은 소득이 낮거나 없는 젊은 세대들에게 고물가 영향이 더 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푼이 소중해진 MZ 세대들이 온라인 부업에 발 벗고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신한 쏠(SOL)은 젊은 세대를 위한 앱테크 메뉴를 따로 마련하기도 했다. 일명 'Hey Young 놀이터'에KOSPI 종가를 맞추면 최대 10만 포인트를 주는 퀴즈, 야구 관련 퀴즈를 풀거나 승리 팀을 투표해서 맞추면 포인트를 주는 '쏠 야구' 등이 서비스되고 있다. 이외 토스뱅크 만보기, KBpay 오늘의 퀴즈, 모니모 걷기미션, 네이버페이 광고 시청 등 다양한 금융업계에서 '앱테크'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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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블로그 포스팅에 광고를 추가해 보상을 받는 '애드포스트' 이용자가 수익을 네이버포인트로 전환했다. 포스팅 조회수나 광고 클릭 수에 따라 모이는 돈은 어느새 4700원이 됐다.

블로그를 활용한 온라인 부업도 성황이다. 취업준비생 김씨(24)는 블로그를 운영한지 반년 정도 됐다. 일 평균 방문자 수 100명대를 꾸준히 기록하는 중이다. 그는 게시글에 광고를 추가해 보상을 받는 '애드포스트'도 신청했다. 지금까지 모은 수익은 총 3만 원가량. 김씨는 “포스팅 수익 뿐 아니라 체험단을 신청하면 식사도 해결할 수 있다”며 “부업 수입이 나름 쏠쏠해 앞으로 블로그를 더 키워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블로그가 일상 공유에서 나아가 제태크 수단으로 부상하며, 블로그 수익 내는 방법과 체험단 신청법 등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블로그 체험단은 식당, 운동센터 등 업체에 방문하거나 상품을 배송받아 체험기를 작성하는 활동을 한다. 보통 상품이 무상 제공되고 일부 원고료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당첨되기는 쉽지 않다. 체험단에 당첨되기 위해 일 방문자 수가 어느정도 확보돼야 하고 포스팅도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기자가 직접 경험해본 결과, 두 달간 1일 1 포스팅을 지속해야 겨우 일 방문자 수를 100명을 넘길 수 있었다. 그제서야 체험단에 당첨되기 시작했다. 그래도 인기가 많은 치킨 시식 등 체험단은 매번 탈락했다. 한번은 운 좋게 마라탕 체험단에 당첨돼 식비를 아낄 수 있었다.

바야흐로 티끌이 소중해진 시대다. 전문가는 이와 같은 소비 흐름이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2023년 금융소비 트렌드와 금융 기회'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소비자 20~64세 1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71%가 소액 재테크 서비스를 재무관리를 위해 활용할 의향이 있다고 나타났다.

서정화 기자 spurif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