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이 통보한 기술규제가 2000건을 훌쩍 넘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환경 규제가 늘면서 역대 상반기 최다 기록을 세운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를 형성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 2분기 WTO 회원무역기술장벽(TBT)가 932건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상반기 누적 2053건을 기록하면서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이후 역대 상반기 최다였던 2021년(2060건)에 육박했다.
TBT는 무역상대국 간 서로 다른 기술규제, 표준 등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방해하는 장애 요소다.
리나라 수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15대 중점국이 통보한 TBT는 총 297건(31.8%)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대비 22% 증가했다. 국표원은 TBT가 양적으로 늘어난 것은 물론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주로 미국(125건)과 인도(43건), 유럽연합(EU)(27건)에서 통보한 기술규제가 증가했했다. 자율주행과 에너지 효율 관련(미국), 기계부품·전자제품에 대한 품질관리 명령(인도), 화학물질 사용 승인 또는 제한 조치(유럽연합) 등이 대표 사례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1분기와 비교해 식의약품 분야의 기술규제 통보가 55.9% 감소했다. 하지만 화학세라믹과 농수산품 분야는 각각 12.7%, 45.1% 증가했다. 전기전자는 43.3% 급증했다. 환경보호를 위한 규제를 신설·강화하는 EU과 미국 등 선진국 움직임이 무역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진종욱 국표원 원장은 “올 한 해 4000여건에 달하는 TBT가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