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佛 순방 계기 유럽서 1조2000억원 투자 유치

Photo Image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파리에 위치한 세계 최대 스타트업 캠퍼스인 ‘스테이션 에프(F)’ 에서 열린 ‘한·프랑스 미래혁신세대와의 대화’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프랑스 순방을 계기로 1조2000억원(9억40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한-프랑스 정상회담에 논의된 유럽과의 첨단산업 협력 강화가 가시화됐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지역 투자신고식’에 참석했다. 이날 유럽 6개 기업은 이차전지와 미래자동차 등 첨단산업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고 우리 정부에 신고했다.

프랑스 산업용 광물 생산·가공 전문업체 ‘이메리스(Imerys)’는 이차전지 도전재용 카본블랙 생산시설에 투자한다. 카본블랙은 이차전지 음극재,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전도성를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첨가제다. 이메리스는 카본블랙 시장 세계 1위 기업이다.

벨기에 양극제 전문업체 ‘유미코아(Umicore)’는 이차전지 양극재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 시설에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국을 고성능 이차전지 제조 기술 고도화와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이차전지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거점으로 낙점했다.

미래차 분야에서는 독일 ‘콘티넨탈(Continental)’이 첨단 전장부품 생산시설을 마련한다. 한국 자동차 부품 공급망 강화와 미래차 전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나일라캐스트(Nylacast)’는 조선기자재용 고성능 폴리머 생산시설에 자금을 투입한다. 최근 조선해양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경량·고성능 소재를 혁신하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 기업 ‘에퀴노르(Equinor)’와 세계 최대 그린에너지 투자운용사인 덴마크 ‘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쳐 파트너스(CIP)’는 국내 해상풍력에 투자한다. 국내 해상풍력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는 물론 한국 기업 협력을 기반으로 생태계 육성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0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한-프랑스 정상회담을 갖고 프랑스는 물론 유럽과의 첨단산업 협력 강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마크롱 대통령도 “우리는 아직 개척되지 않은 다수의 협력 분야를 갖고 있다”며 우리나라와의 에너지, 배터리, 반도체, 인공지능(AI), 원전, 우주, 방위산업, 항공 분야 협력을 희망했다.

Photo Image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활동 지원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파리 이시레몰리노의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장에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어 파리 소르본대에서 열린 ‘파리 디지털 비전 포럼’에 참석해 글로벌 디지털 규범 정립 논의를 위한 국제기구 설립을 제안했다. 윤 대통령이 작년 발표한 ‘뉴욕구상’의 연장선으로, 윤 대통령은 미국 뉴욕대와 캐나다 토론토대,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미국 하버드대 등 순방지역 주요대학에서 석학과 디지털,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의 방향성을 논의한 바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 직접 연단에서 영어로 프리젠테이션(PT)을 했다.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2030 세계박람회 경쟁 PT’ 마지막 연사로 등장한 윤 대통령은 “부산은 준비됐다. 함께 세상을 변화시키며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자. 2030년 부산에서 만납시다”라고 말했다.

이어 “1851년 런던 엑스포가 영국의 산업혁명을, 1900년 파리 엑스포는 프랑스의 문화와 예술을 전 세계에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 뒤, 2030년 부산 엑스포는 ‘연대의 가치로 전환한 엑스포’로 기억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디지털 격차와 이상기후 문제를 지적하며, 부산 엑스포가 이같은 전세계적 복합위기에 대응하는 ‘솔루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부산을 “유라시아 대륙으로 진입하는 관문이자, 대양으로 나아가는 도시”라고 소개한 뒤, “부산 엑스포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만남의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첨단 디지털 기술이 환상적인 교류의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Photo Image
윤석열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한·프랑스 공동 언론발표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가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와 달리 대통령이 직접 PT에 나서면서 많은 외신도 관심을 나타냈다. AP통신은 “한국은 AI, 6G, 스마트 항구 및 공항 등 첨단기술 엑스포를 약속하고 있다. K팝 그룹인 BTS, 넷플릭스의 세계적 히트작 ‘오징어게임’에서 삼성의 스마트폰과 현대자동차에 이르기까지 한국은 이제 문화와 경제의 중심국가”라고 평가했다.

AFP도 “윤석열 대통령도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 ‘민간 원자력 발전’과 ‘미래 분야 협력’을 논의한 지 몇 시간 만에 ‘역대 최고의 세계박람회’를 보장하며 목소리를 냈다”고 보도했다.

주르날 드 디망슈는 “한국은 회원국들을 설득하기 위해 한국의 모든 소프트파워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 작년 10월에 한국 정부는 부산의 2030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BTS의 무료 콘서트를 부산에서 개최했다”고 소개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