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 증가세가 석 달째 유지된 가운데 대미 수출은 급감했다.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고율 관세의 충격파가 본격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5년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수출액은 582억1000만달러(통관기준 잠정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했다. 이로써 우리나라 수출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게 됐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가 호실적을 견인했다. 반도체는 전년 대비 17.2% 늘어난 117억달러를 수출했다. D램 가격 반등,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메모리 수출 확대 등이 겹친 결과다. 스마트폰 수출 증가로 무선통신기기 수출도 26.5% 증가한 15억달러를 기록했다.
바이오헬스 수출은 바이오 의약품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14.6% 증가한 14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차전지 수출은 13.7% 늘어난 7억달러, 선박 수출도 17.3% 증가한 20억달러를 기록했다.
그간 반도체와 수출 증가세를 이끌어 온 자동차는 3.8% 감소한 65억달러를 기록했다. 내연기관차 및 순수 전기차는 감소했지만, 하이브리드차가 수출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수출 증가세는 유지했지만 미국의 관세 충격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지난달 대미국 수출은 106억달러로 전년대비 6.8% 급감했다. 석유제품·이차전지·무선통신기기 수출 호조에도 자동차·일반기계 등 양대 수출품목이 감소했다. 미국이 자동차에 지난달부터 부과하기 시작한 품목별 관세(25%)의 영향으로 읽힌다. 대미국 흑자 규모 또한 전년 대비 9억달러 감소한 45억달러에 그쳤다.
수입은 2.7% 감소한 533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48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흑자 규모가 36억달러 늘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정부는 미국의 관세 조치와 같은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 아래 우리 기업 피해 최소화와 수출 경쟁력 유지를 위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