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가 ‘곰표밀맥주’ 판매 대열에 막바지로 합류했다. 기존 주문위탁생산(OEM)을 맡았던 세븐브로이 ‘대표밀맥주’와 제주맥주가 새로 만든 곰표밀맥주가 나란히 진열될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CU를 포함한 편의점 5개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미니스톱)는 이날부터 곰표밀맥주 판매를 개시했다.
곰표밀맥주는 CU 맥주 매출 1위를 기록했던 대표 상품이다. 지난 3월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 간 상표권 라이선싱 계약이 만료되면서 판매가 중단됐다. 3월 계약 만료 전까지 누적 판매량은 5850만개에 달한다. 이후 제주맥주가 곰표밀맥주 OEM 업체로 선정되면서 3개월 만에 다시 판매를 재개하게 됐다.
CU는 일찌감치 판매를 결정한 타사와 달리 발주 전날까지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곰표밀맥주와 같은 맛을 내는 ‘대표밀맥주’를 지난 4월부터 판매해왔기 때문이다. 대체 상품 판매를 촉진하는 상황에서 상징성이 큰 기존 상품을 도입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곰표밀맥주 재출시와 함께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 간 분쟁도 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말 세븐브로이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곰표밀맥주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지난 15일에는 대한제분을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 금지’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곰표분쟁 핵심은 ‘베끼기’ 논란이다. 세븐브로이는 계약 해지 전 레시피를 넘겼기 때문에 제주맥주가 만든 대표밀맥주가 기존 제품과 똑같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대한제분은 제주맥주 양조 노하우로 새롭게 만든 제품이라며 부인하고 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편의점 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편의점 판매가 중단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섣불리 판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븐브로이 주장을 법원이나 공정위가 수용할 것인지는 미지수”라며 “제조사에서 어떠한 조치도 내려오지 않은 상황인 만큼 곰표 같은 인기 상품을 판매할 기회를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