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 금통위는 현행 연 3.5%인 기준금리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금통위는 2021년 8월부터 약 1년 반 동안 기준금리를 총 3%포인트(P) 인상하다가 2월부터 동결해 현재 수준을 이어오고 있다.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떨어져 물가 상승 압력이 줄어든 상황에 무리한 금리 인상보다 현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이창용 총재는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7%로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3%대로 낮아졌다”면서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당초 예상한 대로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도 3.5%로 전월 3.7%보다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실제 이날 금통위원 6명 전원은 최종 기준금리로 3.75%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가 둔화하고 있지만 근원물가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기 때문에 근원물가 속도를 점검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었다”라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상을 중단할지, 더 계속할지가 국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꾸준히 언급되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선 ‘과도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이 총재는 “이미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시장 반응이 과도하다는 말씀을 드린 바 있다”라며 “금리 인하를 못 박지 않는 이유는 그간 금리 인상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역대 최대치로 벌어진 한미 금리차에 따른 외화 유출 등 우려는 일축했다. 이달 초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면서 한미 금리차가 1.75%P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한미 금리차가 1.75%P까지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총재는 “금리격차란 프레임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경험적으로 (금리)격차가 커졌음에도 미국 연준이 금리를 더 이상 올리지 않을 수 있다는 시그널을 주니깐 (환율이)내려갔다”며 “금리격차가 위험 요인은 되지만, 환율을 결정하는 이론은 여러 가지가 있어 기계적으로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성장률 전망치는 또 내려갔다. 이날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또다시 하향 조정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