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요. 최근에 가입한 동아리 친구들 중 세 명이나 전세사기를 당했다는 것. 그 이유도 너무 이상해요.
토요일에 이사하면 전세사기 당한다?
친구는 토요일에 이사를 하고 전입신고를 했대요. 전입신고는 한다고 해서 바로 ‘대항력’(임대차의 내용을 주장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다음날 생기는 거라고 하네요. 근데 토요일이었으니 월요일에 확정일자를 받고 화요일부터 대항력이 생긴 거죠.
계약 전에 분명히 대출이 없는 건물이라고 확인했는데 그 사이 집주인이 대출을 받아버린 거예요. 전세보증보험도 가입했는데 ‘약관상 이사 당일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은 경우에만 보증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전입신고를 3일 늦게 하면 보증금 반환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답변만 받았대요.
*이런 유형의 전세사기가 많아서 전입신고 즉시 효력을 발생할 수 있도록 정부와 은행이 업무협약을 맺고 있어요. 은행이 주담대 대출을 할 때, 확정일자정보와 보증금을 감안해서 대출을 실행해주는 방식이에요.
이사 청소하라 배려해 주면 전세사기 당한다?
분명히 이사 당일, 세입자가 들어오면 전세금을 돌려준다고 했고 새로운 세입자가 청소만 한다길래 잠시 집을 비워준 건데 그 사이 비밀번호를 바꿔버린 거예요. 보증보험도 가입했는데 친구가 집을 나왔기 때문에 점유가 아니어서 대항력이 없다는 말만 들었대요. HUG 면책규정에 따라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고…짐이 그대로여도 대항력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INFP라서 전세사기 당했다?
집주인의 체납도 너무 중요하대요. 국세는 등록일자 권리보다 앞선다고 법에 나와 있다고 하더라고요. 집주인이 세금을 계속 안내면 내 전세금에서 그 세금을 내게 되어버리는 거예요. 이런 사기가 너무 많아서 이제 임대차사업자의 경우는 세입자가 요구하면 세금내역서를 보여줘야 하는데 그게 핸드폰으로 딱 보여줄 수 있는 만큼 쉽지가 않다는 거죠.
친구는 극도로 소심한 infp였는데 집주인이 너무너무 나이가 많았던 거예요. 공인인증서도 모르고 홈택스도 모르고 그래서 관활 세무서가 가서 미납세금을 보려고 했는데 집주인의 주민등록증 사본이 필요한 거예요. 중개사에게 부탁했지만 그런 건 의무가 아니라고만 하고.. 결국 어영부영 입주해버렸다가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버리고 집주인의 세금을 다빼고 나니 친구에게 돌아오는 건 없었대요.
*다행히 4월부터는 집주인의 동의 없이도 세금을 열람할 수 있어요(보증금 1000만 원 이상부터)
전세사기 당해서 너무 억울해도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요
나쁜 집주인에 사진을 올리거나, 같이 전세사기를 당한 피해자들끼리 함께 소송을 걸거나, 만기 된 전세대출금을 갚으면서 하루하루 버티는 방법 밖에요. 전세사기로 인한 피해자들이 너무 많아지니까 정부에서는 심리치료를 해준다고 하지만 사건이 해결되지 않으면 심리적인 해결도 어려울 거예요.
전세사기 특별법 국회 법안 소위 통과했지만
2년 동안 깡통전세 같은 피해자 범위도 확대하고, 보증금 기준도 5억까지 확대하고 경매, 공매 비용의 70%를 대주며, 최우선변제금 만큼 이자 없이 돈을 빌려주는 방법은 국회 1차를 통과했어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바로 시행할 것을 보이지만, 이중계약 사기까지는 아무래도 막지 못할 것 같고, 결국 보증금을 받진 못할 것 같아요.
아직 전세사기는 예방이 최선이에요
저는 최근에 회사 근처로 이사하려고 했는데 주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니까 도무지 이사를 할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전세사기 예방에 대한 내용을 물어보기 위해,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던 친구의 사무실을 찾았어요. 친구가 최근 전세사기 피해를 막기 위한 앱을 만들었거든요.
룩말: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동훈: 잘 지냈지. 오랜만이야. 옷은 여전히 이상하게 입는구나. 근데 무슨 일이야?
룩말: 집을 구하고 싶은데 전세사기 때문에 너무 무서워
동훈: 전세사기 별 거 아냐 유형이 엄청 다양해 보여도, 딱 세 가지만 확인하면 대부분 피할
수있어
룩말: 그 세 가지가 대체 뭔데?
동훈: 시세, 권리침해 확인, 임대인 확인
룩말: … 시세 빼고는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동훈: (한숨…) 쉽게 말하면 권리침해는 등기부등본을 보는 거고 임대인 확인은, 임대인과
신분증 속 사람이 동일한지 확인하고 진짜 임대인의 계좌로 돈을 보냈는지 정확히 보라는
거야
룩말: 등기부등본을 본다는 게.. 등기부등본의 뭘 보라는 거야?
동훈: 너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그냥 이걸로 봐
국토부에서도 전세사기 방지앱을 출시 했어요.
시세정보 확인, 임대인 보증금지조회, 등기부등본, 건축물대장 열람, 등록임대보증가입정보 제공
아무 것도 몰랐던 룩말이 몇날며칠을 공부하며 알게 된 전세사기 방지 꿀팁
전세사기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공인중개사 신분도 꼭 확인하고, 전세사기 방지 앱으로 리포트도 보고, 또 스스로도 충분히 공부해서 여러 가지를 확인해야 해요. 지금으로선 이중삼중으로 준비해야 이런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것.
1.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높은 흔히 말하는 ‘깡통전세’는 피하기
2. 등기부등본 을구가 깨끗한 집 고르기. 근저당권, 저당권 설정이 된 집은 웬만하면 거르기. 불가피하다면 대출받은 비용이 매매가보다 낮은 곳을 고르기
3. 막 개업한 부동산은 꼭 의심해보기. 진짜 공인중개사인지 확인하기
4. 신축 첫입주도 의심하기이사 지원 매물 절대 거르기. 세상에 공짜는 없잖아요
5. 전세보증보험은 무조건 가입, 안되면 들어가지도 마세요. 집주인 동의 없이도 가입
가능해요.
6. 계약 전 집주인의 국세 완납 증명서 무조건 보시고요
7. 갑구, 집주인 신분증 꼭 확인! 너무 불안하면 대리인하고는 계약하지 마세요
8. 등기는 여러 번 확인해 보기. 부동산 등기, 세이프홈즈, 안심전세 등 앱을 이용해서 보기.
위조 등기등본일 수 있으니 꼭 두 번 세 번 확인하기.
9. 같은 층 다른 호수 등기도 보기. 등기 변동 알람도 받아보기
10. 만약 융자 말소 조건이면 꼭 같이 은행가서 진짜 말소하는지 눈으로 확인하기
11. 전입신고는 꼭 미리하고 잔금은 7시 이후에 하기
12. 다가구보단 다세대를 선택하기
13. 계약하는 사람과 집주인이 동일한지도 확인 또 확인! (계약금, 잔금을 입금할 때도
명의가 일치하는지 확인!)
14. 아무도 믿지 말기. 세상에 내 돈을 지켜주는 것도 내 돈을 갚아주는 것도 나밖에 못하는
일이니까.
룩말 에디터 lookmal@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