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공사 ‘그린론’ 3억달러 유치
폴란드 2~4공장 증설 투자…내년 완공
연간 15억㎡ 생산…유럽 내 최대 규모
이차전지 분리막 생산기업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글로벌 생산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은행그룹 산하 국제금융기구인 국제금융공사(IFC)로부터 대규모 자금 유치에 성공, 유럽 내 최대 규모 분리막 생산을 위한 실탄을 확보했다. 미국 현지 공장 설립도 검토 중이다.
SKIET는 IFC와 총 3억달러(약 4000억원) 규모 그린론 차입에 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3억달러 중 2억달러는 IFC 자체자금이고 1억달러는 민간은행의 참여를 통한 조달이다.
확보한 자금은 폴란드 실롱스크주에 구축 중인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 생산공장 증설 투자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SKIET는 폴란드 법인(SKBMP)을 설립해 지난 2021년 유럽 내 최초의 분리막 생산공장을 구축, 제1공장을 운영 중이며 제2~4공장 증설을 진행 중이다.
2공장은 연내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3공장과 4공장은 2024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폴란드 제1~4 공장은 유럽 내 최대 생산 규모인 연간 15억4000만㎡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전기차 약 205만대에 탑재될 수 있는 규모다.
IFC는 세계 최대 개발금융 전문 국제금융기구로 지난해 기준 약 100여개 이상 국가에서 약 328억달러(43조원)의 민간투자·대출을 진행했다. SKIET에 따르면 IFC 그린론이 국내 제조업 회사의 해외 자회사를 대상으로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택승 SKIET 재무실장은 “지난해 5월부터 자료 제출, 현지 실사 등 엄격한 심사를 거쳐 글로벌 유수 금융기관인 IFC의 공식 인정을 받았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추후 북미 투자가 확정될 경우 소요될 투자자금 관련 여러 공적자금과 대출 차입에 유리한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분리막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소재로 양극과 음극의 직접 접촉을 차단하고 리튬이온 이동 통로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한다. 제조 방식에 따라 건식과 습식으로 나뉘는데 SKIET는 2020년 기준 글로벌 고급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점유율 26.5%로 1위를 기록했다.
SKIET는 현재 한국(5억2000만㎡), 중국 창저우(6억8000만㎡) , 폴란드 실롱스크(3억4000만㎡)에 분리막 공장을 운영 중이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고려해 북미 공장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올해 3월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IRA 세부 지침에서 분리막은 배터리 부품에 최종 포함됐다. 2029년부터 북미에서 생산 또는 조립되는 배터리 부품 비중이 100%를 달성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SKIET는 요건 충족을 위해 2028년에는 분리막 생산 현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연내 북미 사업 계획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김철중 SKIET 사장은 “한국, 중국, 유럽에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고객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IFC 자금 유치를 바탕으로 유럽 내 전기차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는 한편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순조롭게 진행해 기업가치 제고에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