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대박’난 LPG 업계..마냥 웃지 못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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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화석유가스(LPG)업계가 ‘깜짝실적’ 행진을 이어가면서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지난해보다도 나은 성적을 거뒀지만, 경쟁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하락, LPG 판매량 감소 등 실적 악화 요인도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SK가스는 1분기 매출액 2조1498억원,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인 207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9.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96.5% 증가했다.

지난해 LNG 가격 급등으로 발생한 LPG 대체 수요가 1분기까지 영향을 미쳤다. 1분기 SK가스의 LNG 대체 산업체용 LPG·혼입용 공급량은 직전 분기 대비 7만톤, 전년 대비 5만톤 증가했다. 프로판 탈수소화 설비(PDH) 정상 가동으로 석화용 LPG 판매량도 1만톤 늘어났다.

E1은 같은 기간 매출액 2조97억원, 영업이익 700억원을 거뒀다. 매출액은 8.3%, 영업이익은 859.1% 급증했다. 해외 트레이딩 사업이 효자 역할을 했다.

1분기 수출 물량은 138만톤으로 전년 동기 81만톤 대비 70% 이상 늘었다. 지난 2월 LPG 국제가격(CP)이 50%가량 급등하는 등 1분기 내 CP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트레이딩 사업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정유사·산업체 등 기업간거래(B2B) 판매량도 지난해 1분기 16만톤에서 올해 24만톤까지 증가하며 힘을 보탰다.

SK가스, E1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지난해와 비교해 더 좋은 출발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대박 재연의 기대가 따른다.

SK가스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8조662억원, 영업이익 3906억원을 기록했다. E1은 연결기준 매출액 7조9908억원, 영업이익 2787억원을 거뒀다. 양사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각각 270.3%, 4899.4%에 이른다.

그러나 양사는 올해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호실적의 배경효과가 빠르게 약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 연료 LNG 가격이 올해 들어 빠르게 하락중이다. 산업용 LNG 도매요금은 올해 1월 기점으로 5개월 연속 인하됐다. 1월 31.2843원/MJ에서 이달 19.7678원/MJ 까지 하락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동일열량기준 LNG 가격의 80% 수준까지 떨어졌던 LPG 가격은 현재 120% 수준으로 상승했다.

LPG의 가격 경쟁력 약화는 당장 내수 판매량 부진으로 이어졌다. 올해 1분기 국내 LPG 소비량은 전 부문에서 감소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누적 LPG 판매량은 270만6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13만4000톤 대비 13.7% 감소했다.

산업용은 37만톤으로 전년 동기 10.8%, 석유화학용은 105만 6000톤으로 24.9%가 줄었다. 수송용 부탄 소비량도 59만톤으로 2.8% 축소됐다.

LPG 내수 판매가 부진한 상황속에서 1분기엔 SK가스와 E1의 사업다각화 효과가 빛을 발했지만 향후 상황은 속단하기 어렵다. 업계는 올해 LNG 대체효과가 사라지면서 지난해 대비 판매량이 감소할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PDH 시황도 아직은 반등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LPG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은 긍정적 일회성 요인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라면서 “올해는 지난해 대비 실적 개선 요인이 크게 줄어들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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