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고유의 비문(코무늬)을 활용해 반려견을 등록하는 시스템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입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펫보험 시장의 활성화에 비문 데이터가 영향을 미칠 지도 관심 대상이다. 비문인식이 동물 등록 및 개체 식별 관련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생체인식 전문기업 유니온커뮤니티가 반려동물 스타트업 펫스니즈와 함께 접촉식 비문등록 솔루션 보급을 위해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유니온커뮤니티는 보유하고 있는 지문인식 독자 기술을 확대 적용, 반려견 접촉식 객체 식별을 위한 유바이오 펫아이디(UBio PetID) 제품을 개발했다. 특히 비접촉식이 아닌 접촉식 방식을 채택, 인식률을 높였다. 기기 보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규제 샌드박스 기업으로 선정돼 실증특례를 지정받은 펫스니즈가 담당한다.
유니온커뮤니티는 지자체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한 솔루션 확대를 통해 올해 약 5000마리의 반려견을 등록해서 약 5만건의 비문 데이터를 축적할 계획이다. 등록 건당 비문 데이터 10건이 확보된다. 앞으로 10만, 100만 건 등 데이터가 쌓이면서 인증 정확도 및 신뢰도가 높아지면 반려견 관련 민간 및 공공 서비스에 활용될 수 있다.
동물등록제는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생후 2개월 이상 개를 지자체에 등록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지자체가 동물병원 등에 위탁해서 반려견 등록 등을 진행하는 만큼 사업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의 협조 및 지원은 필수다. 실증특례를 진행한 과기정통부도 힘을 싣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전국 지자체에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 비문인식과 안면인식 등을 통한 동물등록 실증특례를 알리는 공문을 발송했다.
민·관 협업으로 비문등록 시스템이 활성화되면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는 펫보험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문등록이 활용되면 보험 사기 문제 등을 야기한 객체식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보험사도 이전보다 활발하게 나설 수 있다. 현재는 가장 먼저 펫보험 상품 '펫퍼민트'를 출시한 메리츠화재, '위풍댕댕'을 내놓은 삼성화재 등이 주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물등록제 관련 내장형 칩 삽입을 부담스러워 하던 고객 입장에서도 보험 가입 및 할인을 위해 비문등록을 대안으로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대규모 데이터가 구축되면 펫보험뿐만 아니라 반려견 생애주기 전반을 관리하는 사업에도 활용될 수 있다. 출생부터 분양, 성장, 장례까지 이력관리가 가능할뿐만 아니라 각 생애주기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유기견 찾기 및 유기범죄 방지 등 공공사업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