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국빈방미] "美 전기차, 韓 배터리로 달린다"…한국 수혜 가속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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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 악수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한미 양국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해 긴밀한 협력을 지속하기로 하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수혜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프레스센터에서 마련된 브리핑을 통해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는 긴밀한 협의를 진행해 우리 기업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성과를 거뒀다”면서 “미국 전기차가 한국 배터리로 달린다고 할 만큼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우리 배터리 기업의 약진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IRA에 대한 한국 기업의 우려가 큰 상황에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보다 예측가능성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긴밀한 협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IRA는 북미 내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한해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한국 자동차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 공급하는 전기차 대부분을 국내에서 조립하기 때문에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IRA에 대한 시간적 유예나 세부 규정 적용 유연화 등을 통해 당장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도출되지 않은 점이 아쉬운 대목으로 꼽히는 이유다. 다만 양국 간 협의를 거쳐 영업용 차량이나 리스 등 상업용 차량은 예외로 두기로 하면서 기업 부담을 줄이는데는 성공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평가다.

최 수석은 “이번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된 차종의 생산량은 극소수로 연간 3000대에 불과하지만 상용차에 대한 북미 최종 조립의 예외를 인정받으면서 세액공제 대상이 된 차종은 연간 4만대 이상으로 현대차 입장에서는 훨씬 더 세액공제 대상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면서 “일본이나 EU의 경쟁 차량도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되어 경쟁 측면에서 불리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IRA 세부지침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의 부품·광물요건이 적용되면서 배터리 업계는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자체가 북미에서 최종 조립됐더라도 해당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부품이 북미에서 제조·조립된 비율(올해 50% 이상)을 충족하면 3750달러,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채굴·가공한 핵심 광물 비율(올해 40% 이상)에 따라 3750달러가 각각 지급되도록 했다. 실제 미 정부가 이달 발표한 IRA 세액공제 대상 전기차 32종 가운데 27종이 LG에너지솔루션(11종), 삼성SDI(6종), SK온(10종) 등 국내 3사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IRA 요건 충족을 위해 국내 기업들의 북미 투자는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빈 방미 기간 중 투자 소식도 잇달아 발표됐다. 현대차그룹은 SK온과 함께 6조5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조지아주에 연산 35기가와트시(GWh) 규모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도 북미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논의 중이다. 삼성SDI도 제너럴모터스(GM)와 2026년 양산을 목표로 30억달러(약 4조원) 이상을 투자해 연산 30GWh 이상 규모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