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총 에너지 소비 감소 전환...“산업 부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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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의 총 에너지 소비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경기 둔화로 인해 산업 부문 소비가 대폭 줄어든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올해 상반기도 경기 부진으로 인해 에너지 소비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16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22년 국내 에너지소비' 실적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1차에너지 소비는 3억80만toe(석유환산톤)으로 2021년 3억500만toe에 비해 1.4% 하락했다. 지난해 최종에너지 소비 또한 2억1330만toe로 2021년 2억1650만toe에 비해 1.5% 줄었다. 2021년 반등했던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가 1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수출·경기 부진이 에너지 소비에도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의 수출이 감소하기 시작한 하반기부터 에너지 소비가 본격 감소했다. 최종에너지 소비는 지난해 상반기 1억930만toe로 전년 상반기 대비 0.9% 상승했지만, 하반기에는 1억400만toe로 전년 대비 3.9% 하락했다.

최종에너지 부문별로도 산업용 에너지 소비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산업용 에너지 소비는 전년 대비 3.4% 줄었다. 이는 최종에너지 소비 감소량(1.5%)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산업용 에너지 소비는 상반기 1.1% 증가했지만 하반기 7.6% 감소로 전환했다. 에너지 다소비업종인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산업의 동반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김철현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기준 산업용 에너지 소비는 총 에너지 소비의 61%를 차지했다”면서 “산업용 에너지 소비는 경제성장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이 부분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최종에너지 중 '수송' 부문 또한 높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가격 효과 등으로 지난해 전년 대비 0.6% 감소했다. 반면에 '건물' 부문 에너지 소비는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상업 부문에서 숙박·음식·대면서비스를 재개하면서 에너지 소비를 촉진했다.

에너지원별로는 주요 화석연료 소비량이 전년 대비 모두 감소했다. 석유 최종소비량은 전년 대비 2.4% 줄었고 산업·수송용이 전부 감소했다. 석탄 소비는 전년 대비 5.0%, 가스 소비는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발전용 가스 소비가 전년 대비 3.4%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이다. 석탄은 정부의 석탄발전 제한 정책으로 발전용 소비가 전년 대비 8.3% 하락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반면에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은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원전 발전량은 전년 대비 11.4% 증가했다. 신한울 1호기 가동, 원전 이용률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전년 대비 22.9% 급증했다. 바이오 발전 설비 용량이 전년 대비 57% 증가했고, 태양광 설비용량도 전년 대비 25.4% 증가했다.

에경연은 올해 경기의 '상반기 부진, 하반기 회복'을 전제로 최종 에너지소비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대부분의 경제 연구기관에서 우리나라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면서 “에너지 소비도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점차 회복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1차에너지=변환·가공 과정 없이 자연으로부터 직접 얻는 에너지를 말한다. 석유, 석탄, 천연가스, 수력, 원자력 등 발전양식 대부분이 1차에너지에 속한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도 1차에너지에 포함된다.

*최종에너지=1차에너지를 소비자들이 사용하기 편하게 가공한 것을 말한다. 석탄을 가공한 연탄·코크스, 석유를 제품으로 만든 휘발유·경유, 천연가스를 바꾼 도시가스, 산업·가정 등에서 소비하는 전력 등이 최종에너지에 포함된다. 1차에너지가 최종에너지로 가공되는 과정에서는 손실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표>2022년 국내 에너지 소비(단위: 백만 toe, %)

지난해 총 에너지 소비 감소 전환...“산업 부진 영향”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