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이 개발한 인공지능(AI) 반도체가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글로벌 기업 제품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여 눈길을 끈다.
리벨리온은 AI 추론 성능을 측정하는 'MLPerf 인퍼런스'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자사 제품인 '아톰'(ATOM)이 4.297㎳ 처리속도를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유사한 사양을 갖춘 퀄컴 AI 반도체(클라우드 AI 100)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A2·T4)보다 1.5배에서 2배 빠르다.
리벨리온은 국내 처음으로 오픈AI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동일한 계열인 'BERT-라지'로 수행한 테스트에서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비전 평가(ResNet50)에서도 한 번에 하나의 명령을 받아서 처리하고 레이턴시를 비교하는 싱글스트림 테스트 결과 0.239㎳를 기록, 퀄컴 AI반도체 대비 1.4배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비 3배 이상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국산 AI 반도체 기술력이 비전에 머물러 있다는 편견을 깬 것이 성과”라면서 “다음 테스트에서는 소프트웨어(SW) 최적화를 통해 30% 이상 성능이 향상된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아톰은 지난해 6월 설계를 완료하고 삼성 5나노 극자외선(EUV) 공정으로 만든 AI 반도체다. 리벨리온은 기업 고객이 기존 GPU를 사용할 때와 유사한 환경에서 AI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컴파일러, 펌웨어, 드라이버 등을 모두 자체 개발하고 있다. 내년 1분기에 양산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물량을 현재 1000개 이상 확보했다”고 전했다.
리벨리온은 KT와 초거대 AI 용도로 아톰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리벨리온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외산 GPU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양사가 AI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인프라가 필요한 스타트업 등에 AI 컴퓨팅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