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 2100억원 추가 투입…송도 공장 고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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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국제도시 전경 (사진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롯데바이오로직스가 2000억원대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이사회에서 2124억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목적은 국내 바이오의약품 메가플랜트 신설과 미국 시러큐스 공장 증설이다. 올해 총 네 차례에 걸쳐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모은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주요 주주인 롯데지주와 롯데홀딩스는 각각 이사회를 통해 유상증자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증자로 확보한 자금은 올해 안 착공을 목표로 한 국내 메가플랜트 관련 초기 자금과 미국 생산시설 보강에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연수구 송도에 바이오 메가플랜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송도 경제자유구역청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2034년까지 약 3조원을 투자해서 연 36만ℓ 바이오의약품 생산이 가능한 시설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첫 공장 가동 시기는 2025년 이후이며, 2027년에 상업 생산을 시작하고 2034년에 1~3공장을 완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 메가플랜트 건설계획이 가시화하며 송도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 대기업 증설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상반기 송도 2캠퍼스에 5공장 건설을 시작한다, 총 1조9800억원을 투자해서 18만ℓ급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5공장이 가동되는 2025년 9월이면 총 78만4000ℓ 생산능력을 확보, '세계 1위' 지위를 확고히 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쟁자로 꼽히는 스위스 론자나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의 연간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은 30만ℓ급에 머무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계획대로라면 2030년 이후 삼성과 롯데가 송도에서 운영하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인프라 생산능력이 연간 100만ℓ를 넘게 된다”면서 “빠르게 늘어나는 세계 바이오의약품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유일한 글로벌 산업단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경쟁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최근 경영일선에 복귀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위탁생산(CMO)을 너무 키우는 건 (나중에) 잘못하면 잉여 시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의 생산시설 확대 경쟁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이날 “공급 안정성 문제로 완제 생산 외주 비율을 50%로 낮추기 위해 내부 생산시설을 늘리고 있기는 하지만, 현 CMO 시장과 경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을 계속 댈 수 있는 모 그룹이 있는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의 전략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