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로직스가 제약·바이오 업계 인력 재편 핵으로 떠올랐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말 마감하는 롯데바이오로직스 경력직 모집에 대규모 인원이 몰렸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채용에서 공정(배양·정제), 임상, 구매, 해외사업 등 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 사업뿐만 아니라 메가플랜트 건설을 위해 인허가·건설관리(PCM), 건축설계, 오토메이션 등 플랜트 관련 인력도 모집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애초 예상한 것보다 많은 인원이 지원한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출범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국내 바이오 CDMO 메가플랜트 착공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 대기업이 모인 인천 송도를 메가플랜트 후보지로 선택하고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 사원 대상으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한다고 발표했다. 5년 동안 자체 평가 기준을 통해 매년 직원의 약 80%에게 스톡옵션을 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근무 선호도가 높은 송도행을 사실상 확정하면서 채용 시장에서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면서 “특히 중견·중소 제약사나 바이오텍은 좋은 대우를 제시하는 롯데바이오로직스로의 인력 이탈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연구개발(R&D)과 사업 분야에서 자사 핵심 직원들이 이동할 것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제약·바이오 업계 인력을 빨아들이며 관련 분쟁도 늘어날 공산이 높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자사 출신 롯데바이오로직스 직원 3명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가처분을 받아내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상대로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세 번에 걸쳐 인력 유인 활동을 그만두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직원은 3월 현재 70명 정도인데 이 가운데 일부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옮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이를 의식한 듯 이번 채용에 지원한 이들에게 “(채용 과정에서) 현 직장과 과거 직장의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 달라”는 공지를 내는 등 예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 산업 인력에 한계가 있어 제한된 자원을 놓고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