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백화점이 우수 협력사 대상으로 판매수수료율(마진율)을 최대 5%포인트(P) 낮추는 상생마진 제도를 도입한다. 판매 목표를 초과 달성한 중소기업에 더 높은 수익을 제공,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경영 부담을 덜어 준다는 취지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이효완 MD본부장 명의로 보낸 협력사 대상 공문에서 경기침체 극복을 위한 상생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이달부터 상생마진 제도를 선보인다. 우수 협력사에 우대 마진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백화점에 입점, 납품하는 3000여개 중소업체가 대상이다.
롯데백화점은 상품군별 우수 파트너사를 선정,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유통마진을 1~5%P 인하할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실태조사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정률수수료율은 26.2%, 실질수수료율은 19.5%다. 마진율이 낮은 명품과 가전·가구 등을 제외하면 패션 브랜드의 경우 30%대에 이른다. 우수업체에 선정되면 최대 5%P의 마진 인하 혜택을 적용받는다. 경우에 따라 수수료율이 20% 초반까지 낮아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매출 목표 달성 업체 대상으로 초과분에 대한 마진 인하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011년에도 매출 목표를 10% 이상 초과 시 유통마진을 낮춰 주는 슬라이딩 마진 인하제를 시범 운영한 바 있다. 회사 측은 “선정 기준은 각 상품군 특성을 반영해 마련할 것”이라면서 “우대 마진을 적용받는 브랜드 규모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MD본부는 중소 협력사의 실질적 이익 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상생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새로 도입한 상생 마진제에 따라 협력사는 판매 성과에 따라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 이 밖에도 은행 대출 시 우대금리를 지원하는 동반성장펀드를 비롯해 회사에서 최대 4억원의 무이자 대출을 직접 지원하는 동반성장기금도 기존과 동일하게 운영한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영업이익률은 15.4%로 전년 대비 3.3%P 늘었다. 실적 개선을 이룬 만큼 상생 지원책을 통해 우수 중소 협력사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백화점 측은 “인플레이션으로 말미암은 소비 저하와 통화 긴축에 따른 금융비용 상승으로 많은 기업이 부담으로 힘겨워하고 있다”면서 “고통을 분담하고 함께 극복해 나가기 위한 상생 방안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