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명품 매출도 꺾였다…성장세 둔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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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명품관 매장에 고객이 줄지어 서있는 모습

백화점 명품 매출이 3년여 만에 역성장했다.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에다 해외여행 재개로 소비 수요가 분산된 영향이다. 실적 견인차 역할을 했던 명품 시장이 꺾이면서 올해 백화점 성장세도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월 백화점 해외유명브랜드(명품)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7.2% 감소했다. 백화점 명품 매출이 역신장한 건 코로나19 임시 휴업 영향을 받았던 2020년 3월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명품 성장세는 작년 하반기부터 꺾이는 추세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두 자릿수 성장했지만 10월 8.1%, 11월 11.3%, 12월 6.0%로 점차 둔화하다 올해 첫 달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백화점 자체 실적 집계에서도 명품 성장 둔화세가 뚜렷하다. 올해(1~2월) 들어 주요 백화점 명품 매출 신장률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올해 신세계백화점 명품 카테고리 매출은 작년 동기대비 5.3% 늘었고, 현대백화점은 5.8%, 롯데백화점은 5.0% 신장했다. 연초부터 이어진 명품 브랜드 가격 인상분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역성장한 수준이다.

올해 백화점 명품 실적이 주춤한 것은 소비 둔화 때문이다.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0.7로 7개월째 100을 밑돌았다. 2월에는 0.5포인트(P) 하락한 90.2에 그쳤다. 고물가 지속으로 필수 소비재 부담이 커지면서 사치재 소비가 위축됐다. 또 해외여행 재개로 소비 지출이 분산된 점도 백화점 명품 성장 둔화 요인이다. 가처분 소득을 고가 명품 구매에 쓰는 경우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판매 물량 자체가 줄어든 것도 원인이다. 팬데믹 기간에는 유럽과 미국 주요 백화점과 상점가가 셧다운에 돌입하면서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에 물량을 몰아줬다. 백화점 관계자는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국내에 집중됐던 주요 명품 브랜드 물량을 유럽 등 해외로 다시 돌리고 있다”면서 “오픈런을 해도 구매가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각 백화점은 명품 성장폭 둔화를 만회하기 위한 대체 상품군 확대와 프로모션 강화에 공을 들인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12일까지 웨딩 페어를 열고 명품 시계·주얼리 구매시 리워드 혜택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역기저 영향과 해외여행 정상화 등으로 명품 매출 신장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다소 둔화됐다”면서 “다만 팬데믹에 미뤄뒀던 결혼 수요가 다시 증가하며 예물로 많이 찾는 가방류나 시계·주얼리 상품 위주로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도 “지난해 폭발적이었던 명품 소비 추세는 다소 둔화됐지만,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봄을 앞두고 패션·의류를 찾는 고객은 늘고 있다”면서 “몽클레르, 아미 등 이른바 신명품으로 불리는 럭셔리 웨어 상품군의 경우 매출이 20% 늘어났다”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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