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정의 CX 트렌드]〈2〉관계 기반 고객 가치 포착을 위한 세 가지 방법론

Photo Image
이현정 HS애드 CXM 센터장

복잡계 연구의 선구자 앨버트 바라바시 미국 노스이스턴대 교수는 2011년 한국 방문 당시 “인간의 행동은 90%까지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관계의 구조와 패턴을 파악하면 행동 예측까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관계 파악은 데이터에서부터 시작된다. 데이터가 많아지면 불순물도 늘어나기 때문에 수많은 데이터에서 잘 골라보는 능력이 필요하다. 빅데이터는 형태가 잘 잡혀진 것뿐만 아니라 형식을 정하기 어려운 데이터까지도 포함해 새로운 기술을 필요로 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네트워크 분석이다.

네트워크 분석은 개인 및 집단 간 관계를 노드와 링크로 모델링해서 구조 및 확산, 진화과정을 계량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이다. 기본 가정은 사람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아이디어와 물질 흐름이 관계를 통해 이뤄지는 것에서 출발한다. 분석을 활용하는 궁극적 목표는 개인과 집단 간 관계에서 이전에 보지 못한 고객 가치를 포착하거나 새롭게 만들어서 고객에게 제공하는데 있다.

브랜드가 고객 가치를 포착하려면 세 가지를 살펴봐야 한다. 먼저 브랜드의 페르소나를 도출해서 고객이 누구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페르소나는 심리학에서 타인에게 비치는 외적 성격을 나타낸다. 마케팅에서는 브랜드를 사용할 만한 소비자 유형을 대표하는 '가상의 인물(타깃그룹)'을 의미한다. 온라인 상에 언급된 비정형 데이터(텍스트)를 기반으로 관심사가 유사한 그룹을 만들어서 페르소나를 도출할 수 있다. 소비자가 언급하는 대화에서는 브랜드에 대한 만족·불만족 사항을 발견할 수 있어 브랜드 개선과 개발 아이디어를 확보할 수도 있다.

두 번째는 페르소나 기반으로 브랜드를 포지셔닝하고 브랜드 스토리를 확산하는 것이다. 디지털 상에서 브랜드 스토리 확산의 중심에 있는 사람을 인플루언서라 하며, 네트워크 분석에서는 중심성(centrality)이 높은 사람이라고 한다.

디지털 상에서 관계는 실제 관계보다는 강하지 않다.

네트워크 이론을 연구한 마크 그래너베터 프린스턴대 교수에 따르면 약한 연결은 정보를 획득·확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네트워크에서는 관계 형성에 소요되는 시간과 친밀감 등을 관계의 강도를 결정하는 척도로 본다. 강한 연결과 약한 연결, 둘 다 정보 교환 역할을 한다. 강한 연결보다 약한 연결에서 정보 전달력이 높고, 강한 연결을 이어 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 강한 연결 관계에서는 유사한 정보로 상시 교류하지만 약한 연결 관계에서는 정보 공유의 양이 풍부하기 때문에 공유와 확산이 상대적으로 쉽다. 정보 확산이 인플루언서를 통해 이뤄지는 이유이다.

그런데 팔로어 수가 많은 인플루언서의 정보가 반드시 많이 확산되지는 않는다. 인플루언서의 정보를 기업의 마케팅 활동으로 인지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거대 인플루언서보다는 우리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친근한 인플루언서가 정보의 신뢰를 얻어 확산에 더 좋은 결과를 획득할 수 있다.

마지막은 고객의 감정적 반응을 상세히 들여다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객의 감정 반응을 분석할 때 긍정·부정·중립으로 구분한다. 감정을 단순히 이 세 가지로만 구분할 수 있을까? 자세한 분석이 어렵다고 토로할 수 있지만 브랜드는 '찐팬'(진짜 팬)을 알아보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감정 상태를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감정에는 강도가 존재한다 '좋아한다' '사랑한다'와 '싫어한다' '혐오한다'는 각각 느껴지는 강도가 다르다. '좋아한다-싫어한다'는 약한 강도, '사랑한다-혐오한다'는 강한 강도다. 어떤 감정언어를 표현하는 고객이 브랜드의 찐팬일까? 누가 어떤 감정언어를 사용해서 브랜드를 이야기 하는지 알 수 있다면, 그들의 패턴을 찾아낼 수 있다면 브랜드는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충성고객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이현정 HS애드 DX실장 mktbridge@hsad.co.kr